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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삶이 녹아있는 '숨비소리길' 인기
등록일 :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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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 앵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요즘, 한적한 곳을 찾아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해녀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제주 숨비소리길이 '나 홀로 걷는 길'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가 직접 걸어봤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제주 해녀박물관 / 제주시 구좌읍)
해녀들의 고장 제주도, 해녀들의 삶이 녹아있는 숨비소리길의 출발점인 해녀박물관입니다.
이곳에 우뚝 세워진 제주 해녀 항일운동 기념탑, 일제강점기인 1932년 당시 식민지 수탈에 항거한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한데요.
해녀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겨보면서 숨비소리길에 오릅니다.

인터뷰> 한부익 / 해녀박물관 해녀문화유산과 주무관
"숨비소리길은 해녀들의 물질과 밭일을 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누볐던 길로 이 길 곳곳에는 해녀들의 손길이 묻어 있습니다."

바닷가를 끼고 펼쳐진 4.4km 길이의 숨비소리길, 이름 그대로 해녀들의 숨소리가 그대로 녹아 있는 길인데요.
10분쯤 걷자 어촌 마을이 나타납니다.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정겨운 밭담, 그 안에는 해녀 주민들이 심은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밭일을 하다가 물때가 되면 바다로 물질을 나가는 강인한 해녀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발길을 옮기면 만나게 되는 타원형의 석성, 과거 조선 시대 중종 때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돌로 쌓은 것인데요.
높이 3.5m의 성이 바닷가에 천 8m나 펼쳐진 제주도 기념물입니다.
이어 나타나는 또 다른 문화유산, 과거 해녀들이 물질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차가운 바다에서 나와 몸을 녹이던 바람막이 시설인데요.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던 이곳은 불을 피우는 나지막한 턱이라고 해서 '불턱'이라고 부르는데요.
바닷가 곳곳에 남아 있는 특이한 공간, 1970년대부터 고무 잠수복이 보급되고, 현대식 탈의장이 세워지면서 이제는 추억의 문화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강현우 / 부산시 부산진구
"제가 여길 한번 걸어보니까 해녀분들의 삶이 녹아있는 것처럼 혼자서 산책하기 좋고, 힐링하기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걷다 보면 바닷가에 쌓아 놓은 돌담들도 보입니다.
제주에서는 무두망개로 불리는데요.
밀물에 들어왔던 고깃떼들이 썰물이 되면 이곳 돌담 안에 갇혀 손쉽게 잡았던 전통방식의 고기잡이 방식입니다.
재미가 쏠쏠한 바닷가를 걷다 보면 다다르게 되는 세화리 바닷가, 이곳에 위치한 색다른 공간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 봅니다.
해녀들이 물질 작업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던 갯것 할망당, 자연석으로 둥글게 돌을 쌓아놓은 제주만의 독특한 신앙적 공간입니다.
거친 바다와 함께 살아온 해녀들의 삶이 결코 간단치 않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채지애 / 해녀
"숨을 참고 몇 미터를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도 아주 어렵고 물살 조류를 이겨내야 되고 바닷길을 알아야 되고 이런 모든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바닷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가둬놓은 도구리통도 있습니다.
수도시설이 없던 시절, 먹을 물을 뜨거나 빨래를 하던 곳인데요.
지금도 가끔 이곳에서 채소를 씻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혜진 / 부산시 연제구
"숨비소릿길이라는 것을 알게 돼서 한번 걸어봤는데 혼자 걷기에 좋은 것 같아요. (마음의) 치유도 되고 코로나19도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전화인터뷰> 김순이 / 제주도 문화재위원
"굽이굽이 아름다운 바닷길을 가진 그 마을이 유일합니다. 그리고 해녀들의 물질 현장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런게 이 숨비소리길의 의미가 되겠습니다."

(영상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해녀들의 발자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숨비소리길, 두세 시간 동안 천천히 산책을 하다 해녀박물관으로 다시 돌아오면 코로나19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해녀들의 삶이 녹아있는 바닷길을 나 홀로 산책하기에 딱 좋은 숨비소릿길,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요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더없이 좋은 산책길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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