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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 '낙죽' 후계자 키우는 장인 열정
등록일 :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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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앵커>
소중한 옛 것이 하나둘씩 잊혀져 가는 요즘, 달군 인두를 이용해 대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낙죽' 혹시 아십니까?
우리 전통공예인 '낙죽'을 지켜 나가기 위해 후계자를 키우고 있는 한 낙죽장의 열정을, 정규석 국민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정규석 국민기자>
대나무에 따라 좋은 작품 여부가 결정 난다는 '낙죽'
재료인 대나무를 고르는 일부터 신중해야 하는데요.
낙죽 장인은 먼저 만들려는 공예품 형태에 맞는 대나무를 찾아 잘라내는 것부터 합니다.

현장음>
만들고자 하는 공예품과 맞는 것을 골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데 쓰는 도구인 인두 끝을 날카롭게 다듬은 뒤 작업에 들어갑니다.
화로 숯불에 뜨겁게 달군 인두로 대나무에 동양화를 그리는데요.
한 번의 실수로 작품을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작업 내내 집중해야 합니다.

현장음>
인두가 이렇게 벌겋게 달궈져 있을 때는 뼈대를 그리고요.
인두가 좀 식었다 싶으면 질감을 넣습니다.

원래 동양화를 그리던 김기찬 낙죽장인, 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전통공예를 '살려야겠다'며 낙죽에 매달린 세월이 무려 20년, 그런 집념 끝에 지난 2000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인 낙죽장으로 지정됐습니다.

인터뷰> 김기찬 / 제31호 국가무형문화재 낙죽장
“낙죽은 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에 그림이나 글씨, 문양 등을 새기는 전통 공예입니다. 대나무의 공허한 면에 아름답게 새기는 치장 기술을 이야기합니다.”

대나무와 인두가 만나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낙죽', 작업 중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고된 일입니다.
제가 낙죽기법으로 대나무에 제 이름을 새겨 보겠습니다.
인두가 제 뜻과 다르게 움직이다 보니 이름 한 자 새기기도 어려운데요.
낙죽이 얼마나 어려운지 정말 실감 납니다.
낙죽 작업이 워낙 힘들다 보니 후계자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데요.
다행히 전통 가업을 이어가려는 아들의 의지가 장인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김승혁 / 낙죽장 전승 후계자
“어렸을 때 아버지가 대나무로 많이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을 취미로 했었고요.”

현장음>
아주 달궈진 인두로 할 때는 줄기를 넣고 강하게, 그리고 꽃잎을 그릴 때는 인두가 식었을 때 아주 연하게..

배우기가 만만치 않지만 후계자의 꿈을 꾸는 대학생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는 보람에 매주 멀리 순천에서 찾아와 실력을 쌓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여슬 / 대학생
“배우면서 낙죽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미래의 낙죽장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싶습니다.”

장인은 꾸준히 작품 전시를 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작품 활동을 하는 전남 보성이 차의 고향인 만큼 찻주전자나 찻잔과 관련된 작품이 많은데요.
관람객들은 전통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장인 정신에 감탄합니다.

인터뷰> 김용국 / 전남 보성군
“역시 김기찬 선생은 대단한 국보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전통공예를 이어가기 위한 낙죽 장인의 열정이 뜨겁지만 아쉬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찬 / 제31호 국가무형문화재 낙죽장
“낙죽이 그렇게 대중적인 것이 아니다 보니까 또 하는 것도 어렵고 그래서 여러가지 애로가 많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아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뜨거운 인두와 차가운 대나무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낙죽!
독특한 우리 전통 공예 기술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정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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