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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이제 그만!···'100가지 말상처' 그림전
등록일 :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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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앵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아 사회적 충격이 큰데요.
신체적 학대는 물론 어른들의 언어 폭력 역시 무시 못 할 정서적 학대입니다.
어른 말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100가지 그림으로 표현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끕니다.
김민영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민영 국민기자>
최근 잇따라 터진 아동학대 사건은 가해자가 부모인 사례가 많은데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부모가 아이에게 가한 정서적, 신체적 중복 학대는 무려 9천 3백여 건, 정서적 학대는 '언어폭력'이 대표적인데요.
취재진이 부모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말을 들은 적이 있는지 초등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초등학생
"게임 많이 하면 머리 나빠진다고 게임기를 뺏는다고 했어요."

인터뷰> 초등학생
"'왜 다른 아이들은 너보다 잘하는데 왜 너는 그 수준이니'라거나 '너는 왜 못하니'..."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로 큰 상처를 받는 아이들.
어른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100가지 말을 선정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 선보였는데요.
부산진구가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는 비정부기구인 '세이브 더 칠드런'과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설창수 / 부산진구 아동친화계장
"그림을 보고 어른들과 아이들이 어떤 말에 상처를 받는가 그런 것들을 같이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아동친화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먼저 어른들이 아이에게 쓰면 안 되는 말이 정말 많은데요.
'넌 대체 누굴 닮아서 이러니?'라는 말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정서를 학대하는 것입니다.
또 '사내 녀석이 약해 빠져가지고'라는 말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누나, 형답게 행동해!'라는 말은 아이가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듭니다.
부모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인터뷰> 주경란 / 관람객
"제 기준에선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래도 그건 제가 생각하는 거고 아이가 생각할 땐 상처받았을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신경 써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불안감을 주는 부모의 말도 많은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넌 다리 밑에서 주워 왔어'라는 말, 글 바로 옆에 울고 있는 그림이 아이의 심정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합니다.
우는 아이 옆에 인상을 찌푸린 검은색 괴물이 그려져 있는데요.
'계속 그러면 무서운 아저씨가 잡아갈 거야'라는 부모의 말에 아이의 불안한 감정이 드러난 그림입니다.

인터뷰> 김근열 / 관람객
"앞으로는 똑같은 목적의 말을 할 때 언어를 순화하고 예쁘게 말해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전시장에 체험 학습을 온 어린이집 교사, 새삼 아이 입장이 돼봅니다.

현장음>
"'방해되니까 다른 데 가서 놀아!' 이런 말 들으면 너희 기분이 어때? 너무 속상하지?"

인터뷰> 김수빈 / 어린이집 보육교사
"보육교사가 아이들의 권리를 많이 생각하는 직업인데 이런 말을 아무래도 조심하고 있지만 더 신경 써서 조심하고..."

전시장에는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영상물도 선보였습니다.

현장음>
"말로도 때리지 마세요. 아이도 어른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영상촬영: 박승일 국민기자)

부산진구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과 대신 쓸 수 있는 표현을 책자로 펴내기도 했는데요.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온전한 인격체로 봐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질 않는 요즘, 부모의 언어폭력에 경각심을 주는 이번 전시가 아동 학대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밀알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김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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