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앵커>
일제강점기에 사할린으로 강제동원된 한국인 희생자 14명의 유해가 어제,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임하경 기자가 봉환식과 추도식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임하경 기자>
1943년 초여름.
경북 영천의 한 농촌 마을에 살던 32살 정용만 씨.
논에 물을 대러 나갔다가 일제의 강제징용에 끌려갔습니다.
임신한 아내는 남편과 두 손 잡고 찍은 사진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러시아 사할린으로 끌려가, 탄광, 토목 공사 등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던 정 씨는, 결국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봉환 추도식
(장소: 어제 오후, 국립망향의동산 / 천안)
그로부터 76년의 세월이 흘러, 14명의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살아생전 그토록 가고 싶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죽어서나마 가족들에게 돌아온 겁니다.
녹취> 이희권 /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故 이석동씨 아들
"이제라도 아버지가 사무치게 그리워하셨을 고국으로 모실 수 있게 되어 제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던 응어리가 조금은 풀어지는 듯도 합니다. 당신들이 그토록 그리시던 고국의 품에서 평안히, 평안히 영면하소서."
추도식 이후, 유해 안치식과 봉안제도 진행됐습니다.
유족들은 한 줌의 유골로 돌아온 희생자들의 유해를 눈물로 어루만졌습니다.
현장음>
"고향에 오셨어. 그렇게 그리웠던 고향을 오셨어... 아버님을 이제 만나서 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잘 모시고 왔어요."
현장음>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1990년 한·러수교를 계기로 귀환 길이 열린 봉환 사업은 2013년부터 진행돼, 지금까지 총 85명의 유해봉환이 이뤄졌습니다.
(영상취재: 노희상 한성욱 / 영상편집: 정현정)
하지만 여전히 많은 희생자들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하경 기자 hakyung83@korea.kr>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러시아와의 정부협정을 통해, 사할린 지역의 한인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TV 임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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