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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나라' 터키···한국전 참전 용사의 이야기
등록일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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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빛나 앵커>
형제의 나라 터키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해 우리나라를 도왔습니다.
당시 청년이었던 이들이 아흔의 노인이 됐는데요.
참전용사들은 전쟁의 두려움을 잊으려 노력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병들의 이야기를 임병인 국민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임병인 국민기자>
(장소: 참전용사 기념박물관 / 터키 오데미쉬)
6·25 한국 전쟁 때 340명을 파병한 터키의 한마을.
참전용사 기념박물관에는 당시 장병들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 있습니다.
이중 40명이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사연은 7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쉘 라틴 / 오데미쉬 한국참전용사 협회장 겸 기념박물관장
"3형제가 한국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이스마일 아르무둘르, 아지즈아르무툴르 두 형제가 전사했고 무히틴 에크멘, 이제트 에크멘이들 형제도 모두 한국 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한국 전쟁에 파병됐던 아흐멧 씨.
아흔의 노병은 전우들의 사진을 한 장 한 장을 보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오랜 항해 끝에 부산에 입항한 아흐멧 씨는 바로 전선에 투입됐습니다.

인터뷰> 아흐멧 발크 / 터키군 한국전 참전용사
"중국군은 20m, 30m 아주 가까운 사정거리에서 수류탄을 끊임없이 던졌습니다. 포성이 잠잠해졌을 때 아군 병사 하나가 나가서 중국군 7명을 총검으로 사살했는데 다음 날 그 병사는 총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한국전쟁 중에서 손꼽히는 격전지인 군우리 전투.
노병은 전우들의 희생을 보면서 중공군의 공격을 필사적인 막아냈던 전투를 마치 어제의 일처럼 기억합니다.

인터뷰> 아흐멧 발크 / 터키군 한국전 참전용사
"(중공군은) 군이 운집했을 때 총을 쐈습니다. 하지만 터키군은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천 5백 명의 병력만으로 4만 명의 중공군과 끝까지 싸웠습니다."

6·25 전쟁 기간에 기록했던 빛바랜 일기장을 다시 꺼냈습니다.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읽어 내려가는 노병은 얼굴에는 아직도 전선에 있는 것처럼 긴장감이 엿보입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가정입니다.
전선에서 사용하던 빛바랜 돈을 간직하고 있는 에민 용사.
전쟁으로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메흐멧 / 한국전 참전용사 아들
"아버지는 한국전쟁에서 돌아온 다음, 40년이 지나서 매일 밤 소리를 지르며 트라우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낮에도 (허공에) 겁에 질려서 소리를 지르십니다. 그때 아버지 얼굴을 보면 한국전쟁에서 얼마나 두려움으로 지내셨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아버지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서 싸워주셨던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참전 용사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6·25 한국전쟁 69주년을 맞아 한국인 어린 남매가 꽃다발을 들고 감사 인사를 온 겁니다.

인터뷰> 임동규 / 터키 토르발르
"우리나라를 위해서 싸워 준 터키 군인 아저씨들에게 감사드려요. 지금은 우리나라가 더 많이 발전했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물을 받은 노병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한국 남매에게 아리랑 노래를 불러줍니다.

인터뷰> 지한 / 아흐멧 발크 참전용사 딸
"(한국전쟁 중) 총상을 당하셨어요. 심장 바로 위쪽에서 등 뒤로 총알이 나갔어요. 그런데 8년 뒤에 아버지가 총상을 당한 날에 제가 태어났어요. (살아 계셔서) 아버지를 더 사랑하고 존경해요."

(사진출처: Bianet)
(사진출처: Gezimanya)

형제의 나라 터키는 한국 전쟁 때 2만 2천여 명을 파병해 이 가운데 724명이 전사하고 166명이 실종됐습니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69주년이 지났습니다.
참전용사들이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전쟁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있다면, 참전용사 어른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서 찾아온 어린 두 남매들 처럼 조금씩 행복한 기억을 채워 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터키에서 국민리포트 임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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