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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리서를 통해 본 여성의 역사 재조명
등록일 :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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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앵커>
지난 오랜 역사 속에 음식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이후 음식 조리서를 만든 여성들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렸는데요.
김유진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유진 국민기자>
(국립여성사전시관 / 경기도 고양시)

전시장에 들어서자 다양한 옛 조리서가 눈길을 끕니다.
가장 오래된 한글 조리서인 '최씨 음식법', 해주 최 씨가 쓴 것으로 1660년 이전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달걀 국수와 토란 김치 만드는 법 등 독창적인 개성이 담긴 20종의 음식 조리법을 담았습니다.
사대부가 여성이던 장계향이 쓴 <음식디미방>, 1670년에 기록한 한글 조리서로 음식 조리법 140여 가지를 써놨는데요.
시집간 딸들에게 조리법을 베껴가라고 했다는 사실이 흥미를 끕니다.
1809년 빙허각 이 씨가 남편 사랑방에 있던 옛 문헌을 참고해 쓴 '규합총서' 영인본입니다.
장 담그기와 반찬 만들기, 술 빚기 등 다양한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인터뷰> 한석희 / 서울시 서대문구
"음식디미방이나 규합총서는 역사 교과서에 많이 나왔었는데요. 그걸 이 전시관에서 직접 보게 돼서 재미있었고 조리서에 술 제조법이 분량이 많다는 걸 지금 처음 알게 됐는데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근대적 인쇄 시스템으로는 처음으로 출간된 조리서인 '조선요리제법'도 선보였습니다.
교육자인 방신영이 우리 음식 조리법과 음식 보관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펴냈는데요.
지난 1917년 처음 출간된 이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가운데 이번 전시에 나온 책은 1949년에 다시 펴낸 것입니다.

인터뷰> 김예린 / 서울시 성북구
"음식 문화사를 중심으로 해서 여성의 노동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조선요리제법이나 음식디미방 등 책을 통해서 전수되어 왔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조리서로 읽는 여성의 역사'라는 주제로 마련한 특별 전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유물과 영상물, 사진 자료 등 100여 점이 선보였는데요.
여성의 일로 여겨졌던 음식 만들기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은 / 여성사전시관 학예연구사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해왔던 여성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에서 음식 만드는 일이 인류의 필수적인 노동이라는 것과 이 노동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지식과 지혜가 축적되어 왔다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서 30년대에는 요리강습회가 성행했고, 요리연구가라는 직업이 새롭게 탄생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설탕을 비롯해 양조간장과 화학조미료인 '아지노모토' 등을 양념으로 사용했던 조리법도 볼 수 있습니다.
조리의 중요한 공간이었던 부엌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금은 볼 수 없는 조리도구인 석유풍로를 비롯해 나무 냉장고 등이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관람객
"요리 분야에 대해서 볼 수 있어서 유익했고요. 특히 조리서에 대해서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감명 깊게 봤습니다."

불평등한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번 전시, 특히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음식 만들기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영훈 / 여성사전시관장
"집에서 요리하는 일이 더 많아졌거든요. 그러면서 음식을 짓는 일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 일인가 그리고 사람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를 아마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느끼게 되셨을 거예요."

(촬영: 강정이 국민기자)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방역에 따라 사전예약으로 한 시간에 20명씩 관람 인원이 제한되는데요.
내년 6월 30일까지 계속됩니다.

요리의 역사는 언제나 여성과 함께해왔는데요.
이번 특별한 전시는 지난 세월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온 여성의 활동을 관심 있게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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