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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경 감독의 '귀향'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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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 기다리고 있는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1> 최근에 우연이겠지만 '토끼와 리저드' (장혁/성유리),'여행자'(한불합작영화)처럼 입양을 주제로 다룬 영화들이 많이 개봉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역시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날아라 독립영화'에서도 소개해드린 적 있는 '열애기'를 비롯해서,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선경 감독의 '귀향'입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안선경 감독 특유의 연출방식은 장편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강도를 더해 가는데요.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기는 상당히 힘들지만 일단 보고나면 한국영화의 새로운 모델을 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안선경 감독의 영화 ‘귀향’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봤지만. 쉬운 영화는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Q2>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A2> 이 영화가 여느 영화와 다른 점은 입양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어느 일방의 시점에서 보여주지 않고 버려진 아이와 버린 부모의 상처를 동등한 무게로 다룸으로써 버린 자와 버려진 자의 관계를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분하는 도식적인 이분법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버린 자와 버려진 자가 겪는 고통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자장 안에 있음을 심혈을 기울여 보여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에 질기게 흐르는 인물들의 고통의 흐름을 따라가게 합니다.

Q3> 네, 그럼 제작자들이 밝히는 영화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감독님께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이름의 유래를 말씀해주셨는데요.

Q4> 이름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여성들의 캐릭터가 굉장히 강렬한데요?

A4> 지금 하이라이트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사실 영화 속에는 십대 미혼모인 ‘소연’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의 세 여자- 즉 성녀, 성녀의 어머니, 소연은 성찬을 버린 어머니의 이미지를 각기 다른 사람의 모습 속에 나누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다소 도식적으로 표현하면 스스로 키울 수 없는 아이를 낳은 미혼모 소연은 어머니의 과거를, 성녀는 아이를 버린 죄의식에 사로잡힌 현재를, 성녀의 어머니는 그 아픔에 지친 미래를 상징하는 거죠.

이 인물들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감독님께 직접 말씀해주셨습니다.

난해할 수도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낸 배우들의 내공이 대단한 것 같은데요.

Q5> 주목할 만한 배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A5> 네, 이 영화는 고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렸던 배우 이화시씨의 30여년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70년대에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 <파계> 등 많은 작품들에 출연하면서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물었던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선보인 전설적인 배우시죠. 그리고 영화에서 눈에 띄는 또 한 사람은 주인공 성찬 역할의 배우 박상훈씨인데요. 박상훈씨는 연극무대에 한 차례 섰을 뿐 영화에는 전혀 경험이 없는 신인입니다.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주인공 성찬 역을 두고 반년 가까이 대상을 찾아 헤매다가, 이분을 보는 순간 '이 사람이다' 싶었다고 해요. 첫 영화에서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연기와 복잡한 심리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배우들의 인터뷰를 들어봤습니다.

Q6> 쉽지는 않지만 볼 만한 영화 ‘귀향’! 어떻게 보면 잘 볼 수 있을까요?

A6> 영화는 입양아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근본 베이스는 철저히 리얼리티에 기반 한 것인데요.

그러나 그 현실적 문제를 보여주는 방식은 관습적인 리얼리즘을 벗어나. 판타지, 혹은 신화적 요소와 뒤섞이면서 아주 독특한 질감을 획득 합니다. 그러나 관객들은 바로 이 부분에서, 지금 보고 있는 내용이 현실인지, 판타지인지- 혼란을 일으키면서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굳이 영화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짜 맞추려 할 것이 아니라. 판타지, 혹은 신화라는 비사실적 수단이 과연 현실적인 문제와 고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느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적 전략이 충분히 수긍할 만하거든요.

네, 오늘은 영화 ‘귀향’을 만나봤습니다.

Q7> 이번 주도 유익한 영화 소식 전해주신다고요?

A7> 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작 영화들을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인데요. 이 축제는 전국의 예술영화전용관들이 주관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골수 영화팬을 위해 영화관이 마련한 선물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국내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영될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신작영화들은 물론이고요. '퐁네프의 연인들'과 '나쁜 피'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이죠. 레오 카락스 감독의 기획 특별전과 감독과의 특별한 만남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내 유일의 단편 영화 축제인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가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열립니다. 단편 영화는 그 자체가 담고 있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물론이고. 모든 영화와 영화인들의 모태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죠. 하지만 배급문제 등으로 좀처럼 관객과 만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는 그 대안이 될 만한 영화제입니다. 이 영화제에 대해서는 다음 주 이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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