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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용기를 얻어요···영정사진 찍는 청년들
등록일 :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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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정 앵커>
생의 마지막 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갈수록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로 N포세대, 흙수저같은 신조어들은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현실에서 오히려 삶의 마지막과 마주한 뒤,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영정사진을 찍는 청춘들이 있습니다 정진경 국민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정진경 국민기자>
영정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을 찾은 청년.
청년은 카메라 앞에 앉기 전 죽음 앞에 남길 말을 덤덤하고 씩씩하게 써 내려갑니다.

인터뷰> 김호연 / 서울시 영등포구
“즐거웠던 추억을 기억하면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위주로 썼습니다. (유서를) 쓰기 전후로 죽음이라는 것이 실제로 와닿는 게 다른 거 같아요.”

청년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재밌는 포즈를 취합니다.
다른 사진과는 다르게 작가는 어떠한 포즈도 형식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호연 / 서울시 영등포구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오면서까지 한 번도 지금을 그냥 즐겨본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미래가 영원할 것처럼 영원히 살 것처럼 게임하듯이 계속 다음을 준비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입시를 준비하고 이런 과정들이 사실 언젠간 행복해지자고 하는 건데 그것을 계속 뒤로 미루는 거잖아요.”

“더 웃고 있는 사진 없나요?”

방금 전 찍은 사진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좋아보이는 사진을 고릅니다.

인터뷰> 박이현 / 서울시 동작구
“귀엽고 밝은 모습이 영정사진으로 걸리는 게 사람들이 제 장례식에 온다면 너무 슬퍼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제 장례식이 너무 슬프지 않으면 좋겠거든요.”

이처럼 자신의 장례식장에 걸릴 사진을 자신이 직접 고를 수 있고 나의 죽음에 대해 너무 슬퍼하지 말라며 쉽게 꺼내지 못했던 말들도 유서에 적을 수 있어 젊은 청년들에게 영정사진 찍기가 인기입니다.
지난 4월부터 이 사진관에서는 백 명 넘는 청년들이 영정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인터뷰> 홍산 / 영정사진 작가
“(죽음을) 일상의 원동력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수단으로써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타인을 가장 잘 빛낼 수 있는 영정사진이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에 대한 고마움, 바쁘게 달려왔던 지난날과 미래에 대한 고민. 청년들이 영정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다양했지만 이유는 같았습니다.
(영상촬영: 송경하 국민기자)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 삶의 마지막 순간을 느껴보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정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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