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전체메뉴 바로가기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바로가기

공통뷰

'치욕 기린다' 황당 안내문···'일제 지명'도 여전
등록일 : 2019.04.04
미니플레이
조은빛나 앵커>
3.1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백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청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제 잔재와 관련해 잘못된 기록을 그대로 쓰면서 뼈아픈 과거를 잊어버리고 사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일제 잔재를 올바로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이 시급한데요.
그 현장을, 김정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정애 국민기자>
서울 남산 중턱, 1910년 치욕의 한일병합이 체결된 곳으로 '기억의 터'로 불립니다.
1900년 주한 공사로 조선 침략의 원흉인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이 세워졌던 이곳.
광복 후 하야시의 동상은 파괴됐고 서울시가 지난 2015년 남은 잔해 석 점을 발굴해 거꾸로 세웠습니다.
뼈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며 이렇게 세웠지만 잘못된 안내문이 4년째 방치되고 있는 게 문제.

현장음>
"여기 문제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거꾸로 세워 욕스러움을 기린다'라는 문구.

인터뷰> 정재환 /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기린다'라는 것은 '누군가가 잘한 일 또는 올바른 정신 이런 것을 기억하고 칭찬한다' 그런 뜻이거든요. 이 경우는 '기린다'가 아니고 '욕스러움을 기억하자' 또는 '잊지 말자' 이렇게 썼어야 되는 거죠."

인터뷰> 윤종순 / 인천시 서구
"당연히 고쳐야 할 것이 이대로 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송도국제도시
(장소: 인천시 연수구)

이곳은 인천 송도 국제도시, 땅이름이 '송도'인데다 다리 이름도 송도 바이오교, 송도 국제교라고 붙였는데요.
'송도'는 일제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참전한 일제 군함인 '송도함'에서 따온 이름으로 알려져왔습니다.
조선총독부 관보는 '1936년 10월부터 인천 문학면 옥련리는 송도정으로 바꾼다' 이렇게 알린 바 있습니다.

현장음>
"옛날에는 인천과 부평을 합쳐서 부천군이라고 했어요. 1936년 10월 1일부터.. 부천군 문학면 옥련리에다가 송도정, 즉 마쓰시마 (송도)마찌 이렇게 붙인 거예요."

이보다 앞서 1918년 조선총독부가 만든 인천 앞바다 지도를 보면 '아암도'만 나올 뿐 '송도'는 아예 없습니다.
광복 직후, 당시 인천시 지명위원회가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송도정'을 '옥련동'으로 바꾼다는 한 신문기사도 있는데요.
일제가 멋대로 이름 붙인 '송도' 취재진이 그대로 쓰는 이유를 인천시에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체육진흥과 지명위원회 관계자
"계속 써 오던 거라.. 관례적으로 그렇게 써 오고 있던 거라.."

하지만 당장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우성 /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명백한 일본 제국 주의의 잔재입니다. 많은 분들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고칠 수 없다 (이야기 하는데)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일제는 서울시내 하천인 '만초천'을 일본식 지명인 '욱천'으로 바꾸기도 했는데요.
서울시가 원래 이름으로 다시 바꿨지만 고가 차도 이름은 20여 년째 '욱천'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배우리 / 한국 땅이름학회 명예회장
"만초천이라는 원래 이름을 바꿔놨으면 이 (고가도로) 이름도 바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욱천이라는 이름이 아사히가와라는 일본식 이름이니까.."

빼앗긴 나라의 아픈 상처를 아직도 제대로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우리 현실, 백 년 전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조들의 나라 사랑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제대로 기억하고 기록하는 후손이 돼야 할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김정애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