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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책임진다"…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을 가다 [현장속으로]
등록일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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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발굴 사업이 오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13만 전사자 가운데 12만 구는 여전히 땅속에 묻혀 있지만, 계속되는 발굴 작업으로 크고 작은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6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전사자도 있습니다.

최영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6.25전쟁 당시 이른바 병참선 확보 작전이라 불리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당시 아군, 적군 구분 없이 약 3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유해발굴 작전이 한창입니다.

여기는 완전 유해에 가까운 유해가 나왔는데요.

상사님, 이게 어떤 유해인가요?

배대장 상사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여기 보시면 머리뼈가 보이고, 팔뼈, 어깨뼈, 그리고 탄 종류도 보입니다. 엉덩이 뼈, 허벅지 뼈가 식별됐습니다."

"그러면 무릎을 굽히고 있는 모습인가요?"

"맞습니다."

차가운 땅속에 웅크린 채 머물던 전사자가 60여년 만에 발견된 겁니다.

지난 2000년부터 실시된 유해발굴 작전 중에는 이처럼 전사자들의 유해는 물론 신고 있던 전투화와 사용하던 총기 등이 발견됩니다.

발굴 작전을 하다보면 이렇게 포탄이 박스째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 곳은 이렇게 여전히 전쟁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험준한 산자락에서 이뤄지는 발굴 작전.

발굴작전을 펼치는 장병들에게 어려움도 많습니다.

굴러오는 돌에 걸리기 일쑤고, 벌과 같은 곤충의 피해도 주의해야 합니다.

유해의 작은 흔적이라도 발견하기 위해 때로는 몇 미터나 땅을 파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가 위에서부터 3미터 정도 아래인 것 같은데요. 보통 이렇게 깊숙이에서도 발견되나요?"

배대장 상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네. 꼭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이쪽이 (당시)교통호로 판단되기 때문에 3미터 밑에서까지 식별이 된 상황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군은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낸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신필순 중령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소명으로 마지막 한 분을 찾는 그 날까지..."

박진철 상병/ 5사단

"외할아버지가 6.25전쟁 때 다리에 총을 맞아 부상 전역하셨습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의 전우를 찾는 마음으로.."

계속되는 발굴 작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발견된 유해는 8천500여 구.

이 가운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전사자는 109명에 불과합니다.

유해의 소재 파악이 쉽지 않고, 어렵사리 발견하더라도 신원 확인 과정에 필요한 유가족 DNA 정보 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확보된 유전자 시료는 전체 대비 20%, 유가족 가운데 5분의 1에 해당하는 정보만 등록돼 있는 겁니다.

소재 제보와 유가족들의 DNA 시료 채취가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학기 대령/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DNA 시료 채취를 하더라도 형제분이나 직계존비속의 DNA가 가장 유력한데 이분들 연세도 80세 가까운 노령이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치열했던 철원전투에서 전사한 고 정성준 하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을 나선지 65년 만입니다.

정수조/ 고 정성준 하사 동생

"살아 생전에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난 5월 유해발굴 작전 중 발견된 정성준 하사의 유품이 가족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정 하사는 발견 당시 인식표가 함께 확인돼 비교적 빠른 시간에 신원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누구보다 듬직했던 모습 대신 유품으로 마주한 고인..

유가족들은 이렇게라도 다시 보게 돼 다행이라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정문웅 / 고 정성준 하사 동생

"입대한 지 65년 만에 동생 집에 오시게 됐는데, 너무 기가 막히고..."

6.25전쟁 13만명의 전사자 가운데 대부분은 여전히 차가운 땅 속에 묻혀 있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정 하사와 같이 집으로 돌아갈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전사자들을 위해 오늘도 유해발굴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KTV 최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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