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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통학로'···소통 통해 해결 실마리 [현장 in]
등록일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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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화 앵커>
생활 속에서 겪는 불편, 이런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민원을 접수하죠.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의견이나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충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은 앵커>
그런데 오랜 시간 끌어온 '집단 민원'을 관계 기관과 시민이 소통을 통해 해결한 사례가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신국진 기자와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신국진 기자>
네, 안녕하세요.

신경은 앵커>
20년 가까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위험천만했던 등굣길 문제를 공공기관과 기업이 협력하기로 하면서 해결안을 찾았다면서요.

신국진 기자>
네, 충남 천안의 한 중학교 이야깁니다.
학교 가는 길에 학생들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이었는데요.
학부모들이 이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등굣길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고, 곳곳에 주차된 차량 사이로 학생들이 위험하게 걷고 있습니다.

유용화 앵커>
네, 차량과 학생, 시민까지 구분 없이 통행이 이뤄지고 있네요.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비가 내리는 또 다른 날입니다.
우산을 든 학생이 인도로 걷고 있는데요.
학교 울타리와 전신주에 우산이 걸리자 쓰던 우산을 접고 좁은 인도를 통과합니다.

신경은 앵커>
생각보다 인도가 상당히 좁아 보여요.
둘이 걷는 건 상상도 못하고, 우산 들기도 힘들 정도니까요.

신국진 기자>
네, 인도가 너무 좁다 보니 학생들도 차도로 내려가 통행하면서 사고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유용화 앵커>
학부모들이 촬영한 영상만으로도 학생들의 등굣길이 상당히 위험해 보였는데요.
현장을 직접 둘러보셨죠?

신국진 기자>
네, 실제 상황은 어떤지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등굣길 인도 구간이 약 213미터였는데요.
인도 폭이 1미터 정도로 상당히 좁았습니다.
여기에 전신주와 통신주 11개가 있었는데, 그 구간의 폭은 50cm로 좁아집니다.

인터뷰> A 학생 / 천안여중 1학년
"여기로 다니는 친구들도 꽤 있는데 보통은 (차도) 여기로, 여기 너무 좁아서 불편해하는 친구들이 훨씬 많죠."

인터뷰> B 학생 / 천안여중 1학년
"여기로는 잘 안 가고, (차도) 끝으로 붙어서 다녀요. 자리가 없어요.

신경은 앵커>
너무 좁아서 인도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신국진 기자>
네, 더구나 평소에는 지역 주민들이 버리는 생활쓰레기도 잔뜩 쌓여 있어서 악취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주강 / 천안여중 운영위원장
"여기가 지금 이렇게 전신주와 통신주 주위에 생활 쓰레기를 쌓아놓고, (평소) 잡초는 우거지고, 그럼 아이들이 여기로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느냐. 그건 안 되거든요."

신국진 기자>
학부모들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이 구간에서만 지난해 약 4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1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유용화 앵커>
저렇게 짧은 구간에서 40건의 교통사고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군요.
그렇다면 시간을 끌기보다 인도를 넓히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될 텐데요.

신국진 기자>
네, 저 역시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관의 협력이 필요했는데요.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지자체, 토지를 부담해야 하는 교육청, 도로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경찰, 전신주와 통신주를 정리하는 기업 등 6개 기관의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신경은 앵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군요.
문제 해결까지 학부모나 학생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신국진 기자>
네, 문제 해결을 위해 학부모들이 고민하고, 조사한 기간만 2년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안전 문제가 우선 시급하니 학교 앞 도로를 주정차 금지 구간으로 지정해 달라고도 해봤고, 악취를 유발하는 불법 쓰레기는 단속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정차 금지 구간 지정은 인근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고, 불법 쓰레기 문제 역시 쉽게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학부모들은 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권익위도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수차례 현장 조사와 기관 의견을 수렴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택종 /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학부모님들하고 관계기관들하고 여러 가지 분쟁이 있었고요. 접수가 되고 나서 유선상으로 자세한 사항을 문의했고, 관계기관에 많은 자료를 요구했고요. 현장에 여기 와서 관계기관과 신청인들 모여서 회의도 하고요."

신경은 앵커>
어제(29일)였죠.
중재자로 나섰던 권익위 주재로 열린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중재안에 합의했다면서요.

신국진 기자>
네, 그렇습니다.
권익위에 집단 민원이 접수된 지 약 4개월 만에 학교와 학부모, 관계기관 6곳의 동의를 얻은 중재안이 확정됐습니다.
중재안은 인도의 폭을 최대 3m까지 넓힌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사업을 진행하는 천안시가 인도 설치비용 50%를 부담하고요.
천안교육청이 학교 부지사용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한전과 KT는 장애물이었던 전선과 통신선을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화 작업을 약속했습니다.
(영상취재: 유병덕 / 영상편집: 최아람)
경찰은 공사기간 통학로 안전지도와 통학로가 연결되는 도로 횡단 부분에 인도와 높이가 같은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권태성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학생들의 안전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통학로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다 협력해서 그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인터뷰> 박미숙 / 천안여중 학부모회장
"(중재안이 확정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공사를 하는 기간에는 아이들 불편함도 있겠고, 안전문제도 있어서, (경찰들이)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순찰해서 안전문제 잘 지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용화 앵커>
집단 민원 접수 후 문제 해결까지 꼬박 4개월이 소요됐네요.
지금이라도 해결책을 찾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신국진 기자>
저 역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앞서 서로 양보하고, 기관 간 이해관계를 잘 조정했다면 조금 더 빨리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례처럼 통학로 확보에 공공기관과 기업 등이 함께 협력한 건 처음이라고 하니, 유사한 불편을 겪는 곳이 있다면 이번 민원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경은 앵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 다행입니다.
신국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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