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화 앵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78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재벌기업의 총수로서 이건희 회장은 빛과 그림자가 투영됩니다.
이건희 회장이 총수로 있었던 삼성은 31년간 시가 총액이 396배로 뛰었고,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세계 1위의 제품을 13개나 만들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건희 회장은 도전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를 한국 대표 산업으로 만들고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등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은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나타나듯이, 기술 중시와 인재 중시 등을 내세워 창의적 핵심인재 양성과 함께 삼성을 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IOC 위원으로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 공헌도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 하면 다른 이미지도 우리에게 떠오릅니다.
그것은 바로 '무노조' 경영입니다.
건강한 경영의 파트너로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대표자로서의 노동조합을 삼성은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삼성이 세계 일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빼앗기면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자본 축적에 그 노동력을 바쳤던 삼성 노동자들의 희생도 분명히 인정받아야 할 것입니다.
국수 공장으로 시작했던 선대의 이병철 회장이 '삼성'이라는 대재벌로 키우기까지는 정경유착이라는 검은 그림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6.25 전쟁 이후 국가가 지불 보증인을 서가며 차관 특혜를 받았던 일, 박정희 정권은 갖은 특혜를 통해 수출 산업을 육성했죠.
이때 삼성은 전자 산업으로 손쉽게 진출했고, 1974년 반도체 산업에도 손대게 됩니다.
그리고 1980년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하게 되는 것이죠.
군사 권위주의 정권과 궤를 같이하면서 성장한 한국 대재벌의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의 왜곡된 역사와 함께 지배 구조의 기형화와 편법승계 역시 어두운 그림자입니다.
벌써부터 그의 상속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드러나고 있는 계열사의 지배 구조는 결코 정상적인 경제 질서라고 말할 수 없죠.
이건희 일가가 대주주로 지배하는 삼성 생명이 다른 계열사를 차례로 문어발식으로 독점하는 한국재벌의 과독점은 시장 경제의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이며, 중견기업과 건강한 중소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 조성 등의 이유로 특검의 수사를 받은 바가 있고, 경영권 편법 승계 문제가 드러나 2009년 법원으로부터 범죄 사실이 유죄로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역시,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삼성도 국민 기업으로 재탄생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사과와 함께 4세 경영은 없다고 밝혔는데요.
삼성이 만들어낸 성과가 한국 경제에서 더욱더 빛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를 과감하게 지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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