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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처방에 38초···오남용 비상 [현장고발]
등록일 : 2024.11.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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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앵커>
발로 뛰며 취재하는 현장고발입니다.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와 삭센다는 고도 비만 환자에게 쓰이는 치료제입니다.
그런데 최근 다이어트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처방되면서, 오남용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김찬규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김찬규 기자>
20대 남성 A 씨.
A 씨의 키는 175cm, 적정 체중은 67.5kg입니다.
평소 마른 몸을 추구하는 A 씨는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아 사용했습니다.

인터뷰> A 씨 / 비만치료제 처방
"체중 감량이 잘 안 돼서 처음에는 삭센다로 먼저 시작했어요. 삭센다를 처음 시작했을 때 68kg 정도였는데..."

삭센다와 위고비 등 이른바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가 27에서 30사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어야 처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적정 체중임에도 쉽게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5kg 정도를 감량하고 투여를 중단하자 살이 다시 쪘다는 A 씨는 최근 출시한 위고비로 눈을 돌렸습니다.

인터뷰> A 씨 / 비만치료제 처방
"비대면 애플리케이션(앱) 같은 게 요새 잘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쪽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간단하게 처방받았습니다."

취재진이 A 씨와 같은 앱을 사용해 봤습니다.
비만치료제를 선택하자 의사 수십 명이 뜹니다.

전화인터뷰> 비대면 진료 의사
"위고비는 처음이시죠?"
(네.처음입니다.)
"1단계로 한 펜 해드릴 테니까 매주 한 번 자가 투여하시고 저한테는 4주 후에 재접수해서 경과 좀 알려주세요."

김찬규 기자 chan9yu@korea.kr
"비대면 진료 앱에서 단 38초 만에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키와 몸무게를 속였는데,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사용 방법이나 주의 사항에 대한 안내도 없었습니다.
대면 진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장음>
"삭센다? 4개 드릴까요? 네. 그래요. 4개 처방해 드릴게요."

비만치료제를 처방받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초였습니다.

인터뷰> B 씨 / 비만치료제 처방
"삭센다 성지라고 인터넷에 치면 00구에 있는 병원이랑 약국들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보고 왔어요."

이렇게 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 보니,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후기가 넘쳐납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구토와 설사, 심하면 췌장염 등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에서 보고된 현상인데, 적정 체중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검증된 적이 없습니다.

전화인터뷰> 허양임 /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 (가정의학과 교수)
"식욕은 떨어지겠죠. 약제가 갖고 있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부작용도 비만한 사람들한테서 나타난 정도가 아니라 더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지 예상 못 한 게 있을지 그런 건 임상시험 데이터가 없는 거죠."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비만치료제를 판매하는 게시물 359건을 적발했습니다.
(영상취재: 민경철 / 영상편집: 최은석 / 영상그래픽: 강은희, 김민지)
오남용 우려가 커지면서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에서 비만치료제 처방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TV 김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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