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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멕시코 코스타리카 방문 및 유엔총회 참석-멕시코 동포 초청간담회
등록일 : 200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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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여권, 소중한 역사의 기록
가슴이 아주 많이 설렌다. 그리고 처음 오늘 100년전 여권을 주신다고 하길래 어떻게 생겼을까 온갖 상상을 다해봤는데 막상 받을 때는 긴장해서 자세히 못 봤다. 나중에 다시 한번 자세히 봐야겠다.

참으로 소중한 역사의 기록이고 아울러서 그냥 따져도 정말 귀한 보물이다. 가지고 가서 우리 개인 집이 아니라 국가의 역사기록물 보관하는 곳에 정말 소중하게 보관해서 전 국민들이 여러분의 역사를 다시 확인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는 100년전 이민오신 분들의 후손뿐 아니라 근래에 한국 국적으로 사업차, 또는 이민오신 분들도 반쯤 될 거라고 들었습니다만 오늘 얘기는 자연히 역시 역사얘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 같다.

슬픈 과거의 얘기지만 기적의 역사로 들려

잠시 몇 가지 얘기가 전개되는 가운데서 저는 참 슬픈 과거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자랑스러운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아울러 가지게 된다. 지금 우리는 100년전 선조들이 겪었던 고난의 얘기, 슬픈 과거의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그 얘기가 저한테는 자꾸 기적의 역사를 얘기하는 것같이 들린다.
말씀도 계셨고 화면에도 잠시 소개됐지만 여러분의 역사가 오랫동안 파묻혀 있다가 근래에 와서 한국에서 굉장히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방송에 조금씩 나오던 것이 나중에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역사 전체를 완벽하다 할 만큼 조사하고 편집해 방송해서 국민들 대부분이 멕시코 이민의 역사를 접하고 아주 강한 감동을 받았다.

묻혀있던 얘기여서 모두 충격을 받기도 했고 한편으론 왜 이렇게 늦게까지 이 얘기가 묻혀있었는지 안타까워했던 것이 우리 국민들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 이제 한국에 방영됐던 내용이 DVD로 일반 레코드 상점, 영상물 상점에서 꽤 판매되고 있는 것 같다.

살아남는 것조차 힘든 환경에서 독립운동 참여 자랑스러워

지금도 도저히 믿기 어렵다 싶은 일은, 그렇게 어렵게 이민 와서 그렇게 어려운 환경을 겪으면서도 어찌 그리 빨리 한인회가 조직되고 독립운동이 시작되고 모금이 시작돼서 1919년 3·1운동, 임시정부 세울 시절 이미 모금한 돈을 고국으로 송금하는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하는 점이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속도라고 생각한다.
맨 처음 이민 와서 노동하던 환경을 봐서는 그냥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힘들 것만 같이 느껴졌는데 그런 가운데 한인회 조직하고 회관도 마련하고 그렇게 해서 정말 당당하게 독립운동 참여한 게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한국의 역사에 아주 자랑스러운 일부로서 기록되고 오래오래 후손들이 그 역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여러분 모두가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앞으로도 그렇게 자랑스러운 역사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주시길 바란다.
우리 국내에서는 독립운동하신 분 후손들이 대개 살기가 너무 어렵고 그래서 성공을 못했다. 그런 것을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이번에 와서 한인 후손 여러분 보니까, 독립운동 앞장서셨고 한인회관 마련하셨던 선대들의 직계 자손들이 지금도 동포사회를 지도하고 이끌고 계신 점도 더욱 고맙고 자랑스럽다. 김익주 선생님은 함자가 기억나는데 메리다 한인회장님은 함자를 기억 못한다. 후손 두 분이 이 자리에 함께 계신 게 아주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

한국, 모든 영역 선진국 진입 반드시 성공할 것

국내에서 살고 있는 한국의 60~70대 어른들도 세계에서 최고의 업적을 만들어낸 국민들이다. 45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경제가 이만큼 성공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도 한국만큼 하는 나라 세계에 거의 없다. 아주 조그만 나라 외에는 없다. 그래서 한국의 지난 60년의 역사 또한 기적의 역사이다.

지난 97년에 경제적으로 큰 홍역을 앓았다. 그리고 2003년에도 약간 후유증 앓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좀 어려웠는데 큰 고비, 작은 고비 다 넘긴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 경제는 문제없이 튼튼하게 발전해갈 것으로 확신한다. 아마 여러분들은 멕시코 시장에 있는 한국산 제품 보시며 한국에 대해 한국 경제를 이렇게 느끼고 계실 거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제품 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는 단계에 와있다. 아마 경제뿐 아니라 문화,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까지 바로 지금 우리는 선진국으로 들어서고 있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며칠 전에 수녀님이 하시는 한국의 마리아 선교회가 멕시코 와서 ‘소녀의 집’을 운영하는데 그 학생들이 한국에 음악 공연하러 왔다. 공연도 우수했지만 아이들이 정말 밝고 희망에 차있었다. 멕시코에까지 한국 사람들이 와서 뭔가 도움주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랑스러웠다.

해외동포 지원은 성공할 사업에…야박해 보여도 세금 쓰는 일이니 이해를

한국 국민과 정부가 외국에 계신 동포들 위해 어떻게 챙기고 어떤 도움을 드릴 것인가가 우리로선 제일 중요한 문제다. 오랜 세월 멕시코의 이민들을 잊고 있었듯, 해외 동포들의 생활에 대해 본국이 그 생활을 챙기고 보살필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 와서야 여러 동포들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함께 모여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유지하며 서로 나누고 한글을 함께 배우는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 데 정부가 일차적으로 여러 지원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그렇게 한글을 익히는 수준을 넘어서서 반듯한 배관을 만들고 여러 공동사업 할 수 있는 회관 같은 것이 어딜 가나 동포들의 큰 소망인데 정부 지원은 국민세금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에 지원해야 한다.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 기준으로서 동포사회에서 스스로 조직적인 모금이 이뤄져서 일정하게 조직과 모금이 성공한다는 증명이 있으면 성공하리라 보고 상응하는 지원을 정부가 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보기 따라 야박하다 싶기도 하겠지만 국가 예산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라 그런 형편 이해해주시고 여러분들이 어떻든 조직과 기금 확충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주시면 정부도 상응하는 지원 반드시 하겠다.

직업훈련 수요 및 수준 정확한 파악 필요

해외동포들이 살고 있는 그 국가의 수준에 따라 한국 경제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직업 훈련하는 기회를 많이 드리는 것은 정부가 매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김원기 의장 왔을 때 여러분들이 말하고 의장이 약속한 것인데 집행은 대통령이 하니 다시 한번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폭 넓히도록 이 자리에서 바로 지시하고 약속드리겠다.
이 일도 여러분에게 있어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왜냐면 정확한 수요 파악해야 하고 수요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서 한국과 결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멕시코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우즈벡에는 우리가 연수생 TO를 1000명 배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이미 대상이 될만한 사람들이 러시아로 돈벌이하러 떠나고 사람이 없어서 대사관이 어려워하는 일을 본 적도 있다. 멕시코는 산업연수생 수준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만, 수요와 수준을 파악하는 상당한 준비가 있어야 될 것이다. 대사관과 함께 한인회, 후손회에서 같이 준비해주기 바란다.

한국은 기회의 나라…한국으로 유학도 많이 보내도록

직업교육 기회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 모두 합쳐 한국어 열심히 하시고 기회 되는 대로 한국으로 유학 많이 보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거다. 한국은 지금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기회 갖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한국에 유학 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좋은 기회 제공할 수 있을 거다.
모레는 전 세계 한국인 무역상하는 사람들의 대표들이 멕시코시티에서 만나게 돼있다. 아마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국인들이 서로 정보교환과 기회제공 통해 서로 돕는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점점 더 발달하게 될 거다.

우리나라 희망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고 싶지만…

대통령이 5년 임기동안에 몇 나라를 갈 수 있는가. 이게 어떻든 지금까지 제가 제일 많은 나라에 간 대통령이다. 갈수록 많아지니까. 방문국 정할 때 여러 가지 고려되지만 우리 동포가 많은 나라는 방문순위 우선순위가 높은 나라로 된다.
그런데 보통 가면 다과회도 앉지도 않고 서서 30분 대화하는 자리라 얼굴한번 보고 대통령 말 한마디 듣고 헤어지는 거다. 그러기 위해 수백킬로 비행기 타고 날아오는 동포들 계신다.
제가 그렇게 헤어지기 아쉬우니까 그냥 말을 많이 듣기도 하고 말 많이 해서 1시간씩 넘어가는 경우 있는데, 시간 길어지면 연세 많은 분들이 다리 아파서 힘들어하신다. 그때마다 이 사람(영부인)이 “말 좀 줄이라고, 노인들 다리 허리 아프다”고 타박을 주고 그랬다.
사업상 이민 가있는 분들만 있을 때는 가서 몇마디 하고 헤어져도 괜찮은데 사연이 많은, 이민 역사 오래되고 사연 많을수록 30분으로 어림도 없다. 그래서 이제 앉아서 하도록 대통령 동포간담회는 앞으로 앉아서 하도록 바꿨다.
앉았으니 다리도 안 아프실 거고 얘기 좀 해도 되겠다 싶어 말을 하는데 (영부인에게) 왜 자꾸 그만하라 그래요.(웃음, 박수) 여러분 말씀도 많이 듣고 싶고 우리나라 장래 희망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 저녁 먹어야죠. 맛있게 드시고. 좋은 시간되길 바란다.

[마무리 발언]
표현할 수 없이 마음이 흐믓하다

누구나 성취하고 나면 생각이 좀 달라지듯이 대통령도 되고나면 힘들다는 생각 많이 드는데 오늘 저녁에는 대통령 돼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하고 있다. 표현할 수 없이 마음이 흐뭇하다.
그냥 이렇게 만나 뵌 것 만해도 기쁘고 보람이 있다. 여러분 직접 제게 건의하신 것은 물론이거니와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라도 담겨있는 뜻은 다 알겠다. 꼭 머리에 새겨뒀다가 좋은 결과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 중에서도 방문과 교류, 유학 등을 통해 두 나라 문화, 언어에 익숙해질 수 있고 거기다 한국이 가진 한가지를 더 줄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드는 데 각별히 정성들여 해보겠다.

새로운 정보 접속이 좋은 기회…유익한 정보는 사람 네트워크서 접속 가능

저는 어릴 때 아주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런데 변호사 되고 나서 젊은 사람들, 사회운동하는 젊은 사람들 만나서 얘기 나누는 가운데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말을 또 많이 들었다. 그 두 말이 서로 모순되지만 어느 쪽도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는 데서 머릿속에 혼란이 많았다.
그것이 이제 여건과 환경, 기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의 차이 아니었던가 싶다. 1905년 한국에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조상 일부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온 것이다.

기회라는 건 다양해서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세계화라고 해서 국경 없어진다는데, 국내에서도 기회의 차이가 또 많이 생기고 있다. 그동안 어디 사느냐가 기회의 큰 차이였다. 그러나 그동안에도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고 어떤 정보에 접속하느냐, 어떤 집단과 연결되느냐가 더 중요한 기회인 적도 많이 있었다.

한국인이란 사실이 새로운 기회 제공 네트워크 되도록 노력

유대인 하면 불행한 역사의 대명사이긴 하지만 요즘은 유대인 하면 기회를 가장 많이 가진 민족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새로운 정보에 접속하는 게 좋은 기회인데 유익한 정보는 역시 사람들의 네트워크에서 접속이 가능하다.
그래서 김가, 이가, 박가 이렇게 한국인의 성을 가졌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될 수 있도록 저희 한국 정부는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옛날에는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해외에서 독립운동 하시고 그렇게 훌륭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오늘 한국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살고 성공하는 모습이 바로 또한 우리 한국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부상조하자. 서로 열심히 도와가자. 누가 더 잘하나 은근히 경쟁하면서 서로 협력하자.

지배·예속 않는 공존의 시대, 누가 역사의 주인공 될 것인가

우리의 운명, 한국의 운명을 좀 멀리 생각해볼 때가 있다. 아시아계 사람이 만년전 쯤에 베링해 건너서 멕시코까지 와서 아즈텍 문명도 만들고 피라미드도 남기고 했다. 그 긴 역사에 비하면 산업혁명이라든지 이런 걸 계기로 유럽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역사는 아주 짧은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수만년, 현대인간만해도 수만년 역사 중에 정복하고 전쟁하고 이기고 지배하는 역사는 불과 수천년 역사밖에 되지 않는다. 저는 역사가 과거로 돌아간다고 생각지도 않지만 그러나 영원히 정복하고 지배하는 역사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

굳이 승자와 패자를 가리자는 뜻은 아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불과 수백년동안 정복과 지배 그 가운데 예속과 고통이라든지 이런 인간적인 관계는 영원한 관계는 아닐 거라는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지배하고 예속하지 않는 공존의 시대에서 누가 역사의 주인공이 될 거냐 하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저는 한민족의 미래의 역사를 그런 큰 틀로 내다보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자리매김해보자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만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여러분들께서 그런 꿈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오늘 그 희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