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가로등을 배치하고 CCTV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범죄를 확연히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뜻의 ‘셉테드’.
경찰은 경기도 부천시를 셉테드 시범지구로 선정하고 환경설계가 범죄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박상완 기자>
2,3층의 단독 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의 한 주택가입니다.
건물 외벽으로 가스 배관이 연결돼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주택가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절도가 건물 외벽에 연결돼 있는 가스 배관을 타고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가스 배관이 창문 바로 옆으로 지나면 침입은 더 쉽습니다.
특히, 3층 이상의 경우 방범 장치가 없는 창문도 많았습니다.
이처럼 주택가 환경이 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입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셉테드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셉테드'란 건물 구조와 도로 배치, 조경 등의 도시 환경을 범인들이 도망치기 힘들게 만들거나 범죄를 저지르기 어렵도록 만드는 범죄 예방 기법입니다.
즉, 주택가 가스배관을 타고 도둑이 침입할 수 없도록 가스배관을 건물 벽 안으로 설계하고 가로등의 조도를 높여 범죄를 야기하는 어두운 길을 만들지 않는 등 범행동기를 유발하는 취약공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환경개선 만으로도 범죄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6년 경찰청이 부천시를 셉테드 시범지구로 선정하고 CCTV 설치와 함께 조명과 조경정비를 통해 자연적 감시를 늘린 결과, 셉테드 시범지구로 선정되기 전에 비해 범죄 발생률이 침입절도는 38.3%, 침입강도는 60.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노상강도는 53.8%가 줄어드는 등 환경 설계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밖에도 셉테드는 주민스스로가 범죄 예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 범죄 신고율의 증가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셉테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설계 단계부터 적용돼야 비용을 줄이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건설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를 통해 판교신도시와 공주·연기 행정도시의 건설 초기부터 셉테드 개념을 적용해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셉테드를 표준화하고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범죄예방 활동이 정착 단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셉테드의 확대로 우리나라에서도 범죄예방에 실효성을 거두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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