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보물 창고로 불리는 심해저 탐사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된 이후 쉼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6천 미터급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취재했습니다.
강석민 기자>
동해 울릉도 부근의 울릉분지.
11월의 차가운 파도를 헤치고 우리나라 첫 6천미터급 무인 잠수정인 '해미래'의 첫 탐사가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리 힘으로 도달하지 못한 동해의 심해저를 향해 해미래가 내려갑니다.
수심 100m, 200m를 지나 천m에 도달하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릅니다.
드디어 심해 천500m 도착.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최초의 발자국을 남기듯 동해 바닥에 태극기가 꽂히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됩니다.
심해는 엄청난 자원의 보고로, 최근 발견된 망간괴와 망간단괴는 새로운 지하자원의 광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 화학합성으로 살아가는 심해 열수분출대 생물은 생명의 기원을. 열수광상은 지구탄생의 자물쇠를 열어줄 황금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대륙의 경계를 넘어 심해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의 한국해양원구원 남해연구소.
오는 5월 두번째 태평양 탐사를 앞두고, 새로 개발한 수중펌프와 프로그램으로 재무장한 해미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연구소가 면해 있는 남해에서 그간의 성과에 대한 최종 성능검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입수하는 해미래.
검사의 주조종을 담당한 최현택 박사의 표정에 일순간 긴장감이 감돕니다.
수심 6천미터까지 잠수가 가능한 해미래는 로봇팔을 이용해 심해 지하자원인 망간각의 수집이 가능하며, 여섯개의 전동 추진기와 각종 계측장비를 통해 최대속력 1.5노트 속도로 운행하며 전천후 광맥 탐사가 가능합니다.
특히 해미래의 전자빔 위치추적장치는 오차 범위가 5미터 이내로 심해 어떤 곳이라도 정확히 찾아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최점단 장비를 탑재하고 6천미터까지 잠수할 수 있는 해미래는 결과적으로 전세계 바다의 98%를 장악할 수 있어 그 활용 범위가 무한합니다.
6천m급 무인잠수정을 개발하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개발에 가장 큰 난제는 600기압에서도 너끈히 견딜 수 있는 잠수정의 몸체 개발.
600기압은 엄지손톱만한 1제곱센티미터의 좁은 면적에 300kg짜리 아기 코키리 두 마리를 올려 누르는 압력으로 이를 견디려면 최첨단 내압용기 설계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4번째로 6천미터급 잠수정을 개발했지만 조사선 부족은 해양연구와 탐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91년 입사 이후 줄곧 잠수정 개발에 전념해 온 이종무 박사는, 조사선 부족으로 한 해 2번 밖에 탐사를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6천미터급 무인 잠수정 개발은 해양탐사 분야에 있어선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것과 맞먹는 수준의 쾌거.
오늘도 힘차게 바다로 입수하는 해미래와 함께,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꿈도 단단히
영글어갑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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