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하면 경제대국만을 연상했는데요, 지금 일본은 ‘젠 스타일’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소프트 파워의 경제모델로 우뚝섰습니다.
우리 역시 전통문화를 브랜화 해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한 스타일 전략을 추진해 왔는데요, 금요일 테마기획에서는 한 스타일에는 어떤 것이 있고, 또 이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 첫 순서로 과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 가옥인 한옥과 만나봅니다.
충북 보은에는 마을 사람들이 아흔 아홉 칸 집이라 부르는 종가집이 있습니다.
1984년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때 20대 손인 선병국 선생의 이름을 따 불리기도 합니다.
1900년대 초 지어진 것으로 살림집으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한옥입니다.
흙과 돌과 나무, 이것이 한옥의 건축 재료입니다.
그리고 못을 하나도 쓰지 않고 나무를 짜 맞추는 방식으로 지어집니다.
그래서 한옥은 지었다 허물었다를 반복 해도 공해가 생길 수 없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집채로 집주인이 생활하는 공간이 안채입니다.
기단이라 부르는 댓돌을 놔 땅에서 떨어뜨려 높게 짓는 것부터 우리네 전통 한옥에는 조상의 지혜가 깃들어있습니다.
해충과 빗물로부터 집을 보호하고 땅의 습기를 줄여 쾌적하게 만들어 살림살이를 배려한 겁니다.
비스듬하게 곡선을 이룬 처마는 집 안에 빗물이 튀는 것을 막기도 하고 여름엔 큰 나무가 되어 내리쬐는 태양 볕을 가려줍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고 마당에서 빛이 들어오는 간접 광선에 익숙했습니다.
양쪽에 문을 내는 건 필수입니다.
앞뒤로 맞바람이 드나들어 공기가 잘 통하고, 문을 열면 바로 눈앞에 자연이 펼쳐집니다.
여유를 갖는 쉼터인 이 곳에 사는 안주인의 일상도 한옥처럼 점잖고 여유롭습니다.
차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면서 시간이 흐르는 건 잊은 것만 같습니다.
아흔 아홉 칸의 당당한 이 한옥은 사실 주인이 가꾸고 매만진 덕에 세월의 아름다움을 더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선병국 가옥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데는 안채 앞마당엔 원기둥, 뒷 마당엔 사각 기둥을 세우며 두 가지 건축 양식을 한 공간에 담았다는 점이 컸습니다.
유달리 정성을 들여 만든 천장에 대들보는 꿈틀거리듯 휘어진 나무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이용했습니다.
조화와 어우러짐의 정신이 보금자리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방을 따뜻하게 데우는 구들과 여름이면 사방으로 통풍되는 시원한 대청이 공존하는 한옥의 구조에 담긴 이치와도 일맥상통합니다.
건축이 자연을 해친다고 하지만 한옥이 들어서면 오히려 주변 경관에 빛깔을 더합니다.
한옥의 미닫이 문은 서두르지 않고 가만히 열면 잘 열리고 문 높이는 낮아서 자연히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그래서 한옥에 살면 이러한 이치를 자연스레 배웁니다.
자연을 닮은 집, 그러니 집과 사람이 겉돌 리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 환경을 조절하는 지혜를 한옥에 깃들였습니다.
그래서 한옥은 살기도 편한 보금자리입니다.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 때문에 흉내낼 수 없는 한옥의 우수성이 더 돋보입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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