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소개하는 ‘문화의 창’입니다.
오늘은 조금은 이색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근한 전시회를 소개할까 하는데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인 섬유가 작가의 감성과 손놀림으로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바로 섬유예술전인데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 장연순 교수의 섬유 예술전시회, 지금 만나봅니다.
Q1> 섬유공예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시회는 아닌거 같은데요, 어떤가요?
A1> 네, 그렇죠.
자주 접하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처음 접했을 때는 과연 작품들이 이야기 하는 것은 무엇인지 조금은 난해하기도 했었는데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차근차근 뜯어보면 상상의 날개를 훨훨 펼칠 수 있는 전시회 이기도 합니다.
섬유에 철심을 박아 같은 육면체를 수십 장 포개 놓은 작품.
늘어난 시간이란 이름의 작품입니다.
철심을 박아 놓아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수 십번 수 백 번의 풀먹임으로 부드럽기만 한 섬유를 저렇게 세웠습니다.
아련한 미지의 세계를 나타내는 쪽빛도 작가의 수 없는 천연 염색을 반복한 뒤에야 태어났습니다.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특징인 일회성이나 우연성을 거부하고 같은 작업을 정성을 다해 반복한 결과 늘어난 시간이란 이름으로 관객을 맞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열기 어려운 문.
마음으로 통하는 문이 바로 여?습니다.
수 많은 문들이 어지러운 모양으로 쓰러져 있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오직 그 한문은 굳건히 자리에 서 있습니다.
2002년에 만들어진 추상적 사유는 더블유자로 꼬여가는 모습 입니다.
이것이 길이다 싶었지만 다시 방향을 바꾸고 한참을 가다보면 또 다시 방향을 바꾸는 모습에서 추상적 사유의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Q2> 음 접했을 때는 약간 추상적이면서 기하학 적인 모습을 띄고 있어서 어떤 의미 인지 난해했는데요, 설명을 듣고 보니 작품이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아까 많은 작품들이 철사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고 풀먹임으로만 저런 형태를 띠었다는게 참 놀라운데요.
A2> 네, 그야말로 엄청난 품이죠.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노가다 작업이라고 합니다.
뭐 모든 작품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섬유공예는 엄청난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혹시 섬유공예가 다른 공예나 설치 조형물과는 무엇이 다른지 알고 계시나요?
빛과 공기가 동시에 투과 한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빛과 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작품은 그때 그때 자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건데요.
몇 작품 더 보시죠.
언뜻 보기에 양털 무더기 같기도 한 이 작품.
자연이라는 이름의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달리 섬유의 본디 모습을 최대한 살려낸 것인데요, 작가는 본래 여성스러운 속성을 지닌 부드러운 섬유에서 남성의 강인함을 끌어냈다고 합니다.
늘어난 시간이라는 작품 시리즈의 절정판 메트릭스 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섬유로 표현합니다.
자신의 몸을 단순화 시키고 또 단순화 합니다.
단순화란 결국 복잡함을 덜어내는 작업.
작가는 이 과정을 정화라고 칭합니다.
마치 구도자와도 같이 늘어난 시간 속에서 본인을 끊임없이 정화해 나가는 작업.
일사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술관 한켠에는 섬유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는데요, 처음 해보는 섬유 공예에 특히 아이들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자기 손으로 만든 섬유 공예품, 저마다 섬유공예작품 1호로 손색이 없습니다.
Q3> 네, 구도자와도 같은 장연순 교수의 작품 세계 잘 봤습니다.
작품 전시회는 언제까지 하는지 궁금한데요.
A3> 네 올 7월 20일까지 열리고요, 작품 설명은 오후 2시와 4시에 있으니까요.
그 시간에 맞춰서 관람을 하시면 황홀한 섬유 예술 세계를 경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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