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소개하는 ‘문화의 창’입니다.
여러분은 눈에 보이는 것을 얼마나 믿으시나요?
우리는 보통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게 마련인데요, 사람의 시각은 생각만큼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착시와 환영 같은 것일텐데요, 시각적 인식에 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화팀 / 강명연>
MC> 시각적 인식에 대한 전시회라, 어떤 것인지 한번에 감이 안오는데요, 설명 좀 해주세요.
평면에 그린 그림인데 마치 움직이는 것 같거나 아니면 입체적인 느낌이 나는 그림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그런걸 옵아트라고 하는데요, 요즘에도 그런 기법이 적용된 미술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각적인 효과와 눈속임, 그리고 눈을 통한 지각이 어우러지는 전시회인데요, 반응하는 눈- 디지털 스펙트럼전입니다.
우선 함께 만나보시죠.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서울 정동에 위치한 서울 시립미술관입니다.
반응하는 눈- 디지털 스펙트럼은 크게 두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하학적 상상이라는 주제로 작품들이 모여있는데요, 이 곳에서는 망막에 움직임에 의해 일어나는 일종의 환각들을 경험하게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색맹 검사지처럼 보이는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얼핏보면 무질서한 원들의 나열 같지만 그 안에는 작품별로 각각 1,3,5,7개의 중심이 있고 질서가 있습니다.
다음은 김민정의 유연한 방이라는 작품입니다.
흰 벽에 약간의 굴곡이 있는 검은 선을 칠해놨을 뿐인데 계속 보고 있으면 마치 선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방에는 ‘무한’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빛이 천천히 돌아서 마치 어린 시절 갖고 놀던 만화경 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는데요, 이 공간 안에 물체가 있고 반사판 안에 또 다른 이 공간이 들어가 있는 제목 그대로 무한 반복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음은 이중근씨의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 어떠세요?
오감도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서 왜 그럴까하고 봤는데요, 왼쪽부터 각각 입술과 코, 눈, 귀 그리고 혀의 이미지만을 이용해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이건 트로피인데요, 쌓여있는 트로피를 잘 살펴보면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인들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들에게 혼돈을 준다는 점에서는 이 작품에 옵아트적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옵아트가 추구하는 시각적 유희를 뛰어넘는 요소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전시 기획자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MC>정말 내 눈을 의심하게 되는 그런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작품들을 보면서 즐기다 보면 어느덧 그 안에서 시대적인 의미까지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전시회군요.
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정말 빠져든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기도 했구요, 또 집중해서 작품들을 보다보면 흔히 얘기하는 눈이 핑핑돈다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전시였습니다.
두 번째 섹션은 이미지 환영술사라는 주제가 붙어있는데요,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이곳은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서 시각적 눈속임을 만들어서 실제와 환영 사이에 신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권대훈의 lost in the forest라는 이 작품은 가까이에서 보면 조그만 종이 조각들을 붙여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빛을 받느냐에 따라서 갑자기 숲으로 변하기도 하는데요, 작가가 숲에서 길을 잃었던 경험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들안에 뭐가 보이시나요?
MC>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들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네 그렇게 보이지만 사실은 빈 공간입니다.
병처럼 보이는 것은 빈 공간이고 외부의 사각형이 PVC인데요, 우리 눈은 마치 빈 공간이 물체인 것처럼 인식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보면서 참 사람의 시각이 한정적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던 작품입니다.
혹시 뭐가 보이시나요?
MC> 돌아가는 두 기둥 밖에는 잘 안보이는데요.
그 두 기둥 사이를 한번 잘 보세요.
비너스 상이 돌아가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홀로그래프나 랜티큘러 같은 과학적 실험을 예술 도구로 적용 시킨 작품도 있었구요, 이 밖에 여러 가지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들여다보고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인데요, 그만큼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눈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는 인간 신체의 창문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전시는 그냥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난 뒤에 정말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깨달음까지 주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디지털 스펙트럼전 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니까요,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찾아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MC> 시각적 인식에 대한 깨달음과 재미, 거기에 작가들의 톡톡튀는 생각까지도 알 수 있는 전시회인 것 같은데요, 작품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더위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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