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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애니메이션을 만나다
등록일 : 20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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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의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소개하는 ‘문화의 창’입니다.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만화가 요즘 어른들에게도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단편과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문화의 창에서 만나보겠습니다.

강명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저도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하는데요,

요즘 애니메이션은 재미 뿐 아니라 메시지도 담고 있고요,

영화에서는 다 보여줄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주실 애니메이션은 어떤건가요?

강명연> 요즘 애니메이션이 참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거의 일본의 유명 감독 것이거나 아니면 헐리우드 작품이 많죠?

그런 가운데 일본과 유럽의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올해 서울 국제 카툰 앤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화제작들, 안시와 오타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그랑프리 수상작까지 만날 수 있는 작은 영화제가 열리고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우선 함께 만나보시죠.

비행기를 탈 필요도, 배낭을 꾸려 떠날 필요도 없이 전 세계 애니메이션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 됐습니다.

이화여대 안에 대학 내 최초 상설 영화관인 아트하우스 모모가 개관을 기념해 마련한 세상의 모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소규모 영화제인데요, 우선 어떤 영화제인지 들어봤습니다.

먼저 소개해드릴 작품은 일본의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이란 작품입니다.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초등학생 코이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신기한 모양의 돌을 발견합니다.

코이치가 돌을 물에 씻는 순간 그 안에 갇혀 있던 갓파가 깨어나는데요, 갓파는 주로 강가에 산다고 전해지는 일본의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코이치 가족은 갓파에게 ‘쿠’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쿠를 보살피면서 함께 밥을 먹고 스모를 하면서 한 식구로 받아들입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쿠는 점차 자연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게 되고 어딘가에 또 다른 갓파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코이치와 쿠는 갓파 전설이 남아 있는 도노로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던 중 쿠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방송사 기자들은 코이치의 집 앞에서 매일 대기하고, 급기야 쿠는 방송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하게 됩니다.

쿠를 포함한 식구들은 감옥에 갇힌 듯한 생활을 하게되는데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은 아름다운 화면과 함께 다양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정겹고 소박한 드라마처럼 전개되는 영화는 인간사회의 교활함과 환경에 대한 폭력, 매스컴의 소란함을 묘사하면서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보여줍니다.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은 올해 일본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선우경> 화면이 참 예쁜데요, 짧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고 하니 즐겁게 보고 감동에서 오는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인 것 같습니다.

강명연> 네, 대사 중에 “인간은 땅과 물을 정복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바람과 하늘과 신의 자리도 차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다 인간은 결국 영혼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라는 대사가 있는데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선우경> 다음에 소개해 주실 애니메이션은 어떤 건가요?

강명연> 이번 작품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란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마르잔 사트라피 감독의 자전적인 그래픽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인데요,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2500년전 태양아래 가장 부유한 제국이었다는 페르시아의 수도 페르세 폴리스를 배경으로 한 한 소녀의 성장 이야깁니다.

1978년 이란의 테헤란. 이슬람 혁명기 시절 권력을 가진 근본주의자들은 여성들에게 차도르를 쓸 것을 강요하고 수천 명의 사람을 투옥시킵니다.

영화는 이렇게 사람들의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을 아홉 살의 귀여운 소녀 마르잔의 눈을 통해 전개합니다.

마이클 잭슨과 아바를 좋아하는 마르잔은 정의감에 불타는 용감한 소녀입니다.

보수적인 이란 사회에서 그녀의 대담함 때문에 마르잔이 곤경에 처하자 마르잔의 부모는 그녀를 오스트리아로 보냅니다.

비엔나에서 청춘을 즐기는 마르잔은 술과 담배, 쇼핑과 펑크락과 함께 자유를 만끽합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사랑을 경험하면서 꿈같은 날들을 보내지만 가족들의 사랑이 그리워져 지독한 향수병을 앓게 됩니다.

그 이후에 마르잔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흑백의 색감과 수묵감의 질감의 효과를 적절히 이용해서 카툰처럼 간결하고 귀여운 느낌이 나는 그림이 참 인상적인데요, 시 이란의 심각한 사회 상황을 마냥 어둡지만 않은 분위기로 이어가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우경> 황금의 제국이라고 불리던 페르시아가 어떤 과정을 겪어 오늘날까지 오게 됐는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은데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나라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인 것 같네요.

강명연> 네, 앞서 소개해 드린 작품 외에도 프랑스와 덴마크, 캐나다의 장편과 단편 애니메이션이 다양하게 상영되고 있구요, 특히 작품성과 오락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관심을 갖고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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