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하지요.
물가는 치솟고 월급은 떨어져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고 느껴지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데 이어, 이번에는 명목임금까지 10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해 근로자들의 월급봉투가 더욱 얇아지고 있습니다.
진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구로동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서른 살 한태민 씨.
결혼생활 5년차인
한 씨는 5살 난 아이와 곧 태어날 쌍둥이를 둔 어엿한 가장입니다.
새 생명에
대한 설렘과 기쁨이 가득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어날 비용에 걱정이 앞섭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나빠져 한 씨가 다니는 공장 사정도 힘들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월급은 20%나 삭감됐습니다.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해 매달 들어가는 적금도 내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경기침체에 따른 임금삭감으로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 상용근로자가 10인 이상인 기업의 월평균 임금은 266만원. 전년과
비교해 1.7% 하락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실질임금은 무려 5.9%나
하락한 셈입니다.
이처럼 명목임금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경우는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처럼 4분기 임금감소율이 큰 것은 경영사정 악화와 기업의 일감 감소로 12월에 지급되는 특별급여와 초과급여 지급률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합니다.
노동부 조사결과 대기업일수록 임금하락규모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월평균임금이 낮고 경제 위기에 취약해 형편은 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요즘의 경제상황은 10년 전 IMF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임금 하락폭은
마이너스 0.4%에서 마이너스 1.7%로 더 커지고, 기업의 경기침체 반영 속도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한편, 임시, 일용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2007년 같은 기간 86만 6천원에서 75만4000원으로 무려 12.9%나 하락해 상용근로자에 비해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임금을 동결하거나 임금협약을 하지 못한 사업장이 많아 이러한 하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포커스 진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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