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부 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개인이 가진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성을 사회에 나눠주는 재능 기부가 점차 확산돼 가고 있는데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이 지닌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전문가들인 프로보노들의 재능기부 현장을 현장포커스에서 알아봤습니다.
김현아 기자.
기부라고 하면 돈이나 물건을 공익을 위해 내놓는 행위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최근에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재능 기부는 서구사회에 뿌리내린 프로 보노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 보노는 변호인을 선임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자신이 지닌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전문가 라틴어로 ‘공익을 위하여’ 라는 뜻을 가진 프로 보노 퍼블리코의 약어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재능 기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 종사자에서부터 평범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사회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재능 기부는 개인의 특별한 재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는 프로보노들을 만나봤습니다.
지난 1월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돕는 하자센터 내에 설립된 여행협동조합 ‘맵’.
국내 최초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현지인의 문화와 생활을 존중하는 공정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입니다.
하반기 법인설립을 준비하면서 소셜 컨설팅 그룹으로부터 법인설립과 조직운영, 인사관리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기부 받게 됐습니다.
변형석/ 여행협동조합 맵 대표
“예상치 못했던 어떤 실제로 기업이 됐을 때의 문제점들이 노출이 된 상황이라서 그런 거는 실제 기업들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조직전체에 대한 컨설팅을 좀 받았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에서 부탁했다.”
공정여행사 맵의 법인설립 과정을 돕고 있는 벤쳐 캐피탈리스트인 이건섭씨.
프로보노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씨는 주말을 반납하고 사회적 기업을 돕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바빠졌지만 자신의 재능을 나눌 수 있어 마음만큼은 뿌듯합니다.
이건섭/ 소셜 컨설팅그룹 투자개발팀
“이런 일들이 오히려 제 본업, 회사 일에도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동기부여가 상호 시너지가 있다. 회사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이런 활동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거 같고, 한편으로는 회사에서 배웠던 일을 도움을 드렸을 때 서로 어떤 걸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사회적 기업에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기부하는 모임.
소셜컨설팅그룹은 이 씨처럼 경영과 회계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사회적 기업의 자립을 위해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기부하는 프로보노들의 모임입니다.
2007년 말 3명의 컨설턴트로 시작해 1년 9개월 만인 현재, 100명의 프로보노들이 활동하는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8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 아침.
가을 학기 수업 준비로 바쁠 대학생들이 마포구청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3:1의 경쟁을 뚫고 소셜컨설팅 그룹의 인턴 프로그램에 합격한 예비 프로보노들입니다.
프로보노들의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프로보노 열풍이 대학가에도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박상식/ 예비 프로보노 서울대 국제대학원
“개발협력에 관해서 컨설턴트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멋진 컨설턴트로 성장해서 이런 분야에서 공헌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해 11월 예비프로보노 활동을 시작한 김민창 군은 하루하루의 삶에 의미가 생겼습니다.
김민창/ 예비 프로보노 서강대 경제학과 2학년
“경영학 쪽이 좋아서 동아리에서도 경영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런 거를 실제로 적용을 했는데 사회적 기업이라는 좋은 형태로 발현이 되니까 그런 게 되게 보람되고 저한테도 얻는 것도 많고..”
강양석 컨설턴트는 사회적 기업의 컨설팅과 함께 예비 프로보노들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총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예비 프로보노들이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해 프로보노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진로상담과 면접 기술에서부터, 전략적 사고와 기획 관련 요소까지 전반적인 사항을 교육합니다.
강양석 /소셜 컨설팅그룹 예비프로보노 양성팀장
“인턴교육을 1년에 동안 받아왔던 친구들이 점점 취업을 하면서 전문직업을 잡기 시작했어요. 대한민국 프로보노 사회의 선순환 구조의 링크를 완성시키는 상태.. 그 분들이 다시 좋은 직업을 잡고 단순한 직장인이 아닌 전문인으로서 성장을 한 다음 다시 SCG로 들어와서 프로보노 역할을 하게 되는 그 링크를 아마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안에 링크 첫 단계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
지난 6월에는 마포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업에 필요한 경영전략을 무료로 교육해 주는 등 전문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영 대표는 매주 일요일 프로보노 아카데미 강사로 직접 나섭니다.
고영/소셜 컨설팅그룹 대표
“그 사회적 기업을 해당지자체 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가 될 거 같고요 이런 측면에서 이번 마포구내에 성공시키는 사회적 기업의 모델들 그리고 프로보노 지자체에서 해야 될 역할들을 하나의 형성된 모델로 잡아서 계속 곳에 이식하면서 각 지자체별로 만들어내는 작업들을 할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10년 내에 1만명 이상 프로보노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인력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전문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국모/서울특별시 마포구청 자원봉사팀
“이런 프로보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드리고 싶고 장소제공이나 강좌개설 세미나 이런 것들을 개최해서 그 사람들이 여기서 활동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들어 주는 계획에 있다.”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프로보노의 활동영역을 지방으로까지 넓혀나간다는 계획인데요, 우리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긍정적인 사회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회적 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프로보노 활동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인데, 우리 같은 일반 직장인들이 좀 더 쉽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네, 지금 소개해드린 프로보노 활동은 특정영역에 한정돼 있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보다 손쉽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최근 여러 기업들이 사회공헌 사회봉사 활동에 앞장서면서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한 기업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 회사는 사회공헌팀을 통해 기술이나 컨설팅을 봉사하는 프로보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기부나 노동력 봉사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기술능력과 지적능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철희/ 한국 IBM 사회공헌팀장
“모든 기부 방향을 서비스 아니면 기술전달 아니면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좀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모든 사회공헌의 초점을 바꾸고 있습니다.”
열혈 프로보노 최연미 씨는 동료들과 함께 경제교육 전문 국제비정부기구인 JA코리아에서 경제교육자원봉사단인 JA 프로보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업준비를 할 때는 부담이 있었지만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나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됩니다.
최연미/한국 IBM 부장
“아이들한테 사회시간에 배울 수 없었던 내용들이 구조화돼서 우리마을 우리사회 우리가족 개인의 경제활동 가족의 경제활동 두루 다 망라해서 학년마다 단계별 경제학습을 시켜주는 거에요. 아이들한테 학생들한테는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고 저희는 개인적으로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아이들한테 경험과 더불어 같이 공유하고 중학교 학생들한테는 직업의 비전을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았어요.”
홍지은 씨도 다음 학기부터 JA 프로보노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홍지은/ 한국 IBM
“아이들이 커 나갈 때 어떤 생각을 갖고 크느냐가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경제도 마찬가지 개념인 거 같고 아이들한테 돈이 많이 버는 거나 그런 얘기보다는 이게 사는 데 꼭 필요한 거고 우리가 알아야 되는 거고 바른 경제관을 갖는 게 비싼 교육을 받는 거 보다 훨씬 좋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들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연미 씨가 일일교사로 나서 경제교육 수업을 진행합니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제개념 수업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합니다.
김현진/당산초등학교 1학년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더 많이 배워서 좋았어요.”
한지원 /당산초등학교 1학년
“원트하고 니드 게임이 좋았어요.”
임영자/당산초등학교 교장
“봉사하시는 분들이 전문가이다 보니까 우리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것 보다 아이들이 훨씬 신선해하면서 효과가 좋다. 재밌어 하면서 일기에도 쓰고 표현을 잘 하면서 학부모들도 아주 좋아하고 있어서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JA코리아 자원봉사단에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 단체로 참여할 수도 있는데요.
JA 프로보노가 되면, 경제 교육에 필요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총 5시간 동안 초·중·고등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경제를 가르치게 됩니다.
2002년 처음 교육을 시작한 이후 매년 천명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자원봉사 경제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문환/ JA코리아 사무국장
“전문가들이 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고요, 저희 프로그램은 경제교육을 청소년들한테 시키는 프로그램인데 보통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나 혹은 직장인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보노들의 지식 나눔활동은 전문성과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청소년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구성원들과 공유할 때 그 가치는 더욱 커질 텐데요, 재능을 나누는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소셜 컨설팅 그룹이나 JA 코리아 또는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 자원봉사팀에 문의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재능 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재능기부 활동들을 주축으로 해서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김현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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