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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명 감독의 '약수터 부르스'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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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입니다.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죠.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 함께 볼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1>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손재명 감독의 <약수터

부르스>입니다. 영화는 의도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일어난 결과와 그것이 소문으로 퍼져나가는 과정 속에서, 진실과 거짓이 뒤섞이고 왜곡되고. 점점 왜곡된 진실에 중독되어 진실을 분간 못하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제를 들으면 상당히 무거운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코미디입니다. 나오는 인물이라든가 일어나는 해프닝 등이 과장되고 희화화되어 그려지는데요. 살짝 촌스러움과 어설픔이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그 어설픔을 당당하게 밀고나가는 우직함이 매력인 영화입니다.

그럼 손재명 감독의 <약수터 부르스>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화 <약수터 부르스>를 만나봤습니다.

Q2> 평범한 청년이 무림 고수로 사람들의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A2> 네. 이 영화는 몇 년째 백수로 지내며 의기소침해 있던 우철이 자신의 열등감, 패배감을 극복하고 당당한 성인으로 정체성을 세워가는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트에는 빠졌지만, 사실 영화의 오프닝은 우철의 면접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그 장면을 통해서 주인공이 철학과 출신에다가 그것도 노장사상을 연구했고, 취업에 도움 될 만한 스팩은 전무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모두가 예상한대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면접장을 나와 어둔 복도를 걸어가는 우철의 뒷모습은 전형적인 인생의 낙오자 같은 모습이죠. 그러나 무기력한 현실에서 도피하기위해 찾은 약수터에서 황당한 사건들에 엮여 들어가면서, 그는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고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화의 진짜 마지막 장면은 약수터에서의 황당무계한 소동극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우철이 어깨를 쫙 펴고 당당한 몸짓으로 입사 면접장에 들어가는 것으로 끝납니다. 일련의 소동을 지켜본 관객들은 아마도 우철이 영화 시작과는 다른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 짐작할 수 있겠죠.

그럼 영화를 만든 손재명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준비했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감독님께서 약수터라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Q3> 많은 장소 중에서 왜 약수터였을까요?

A3> 과거 한국영화에서 마을 공동체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는 곳은 개울가나 우물가였죠. 빨래하러 나온 아낙들, 혹은 물 길러 나온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소문을 퍼트리는 장면이 떠오르실 텐데요. 이 영화의 약수터는 과거 한국영화에서 개울가나 우물가가 했던 역할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때로는 누군가 우연히 흘린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엄청나게 번져가는 공간의 역할을 하게 되죠. 흔히 소문이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옛말처럼. 소문이 소문을 낳고, 그것은 책임질 수 없는 엄청난 사실로 확대되어 가는데요. 사람들에게 그 소문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소문을 만들고 퍼트리고 더 크게 부풀려가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내면에 있는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 것뿐이거든요. 그러니까, 약수터에 모인 사람들에게 정말로 우철이 신통한 무공의 소유자인지 아닌지의 여부도 중요하지 않은 거죠. 다만 그들은 자신들의 불안과 공포를 투사할 환상의 스크린으로서 우철이라는 인물을 필요로 할 뿐입니다.

Q4> 그런데 멋대로 오해하고, 소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A4> 소문을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특별한 이야기에 목말라하며 관심의 대상을 ?아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현대 대중의 군중심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우철의 실체는 중요하지 않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을 지켜줄 보디가드, 혹은 메시아라는 환상을 투사한 스크린으로서 우철의 ‘몸’이 계속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어느 순간, 우철 대신 그들의 환상을 투사할 또 다른 대상을 찾아낼지 모르죠. 그때는 가차 없이 우철을 버려버릴지도 모릅니다. 마치 인터넷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열광하고 반응하고는 금세 잊어버리는 요즘 대중의 모습을 연상하게도 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약수터 소동극이라는 황당하고 시끌벅적한 블랙코미디 속에서 현대 우리 사회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요.

Q5> 영화 제목이 <약수터 부르스>인데, 사실 ‘부르스’가 표준 표기가 아니거든요.

왜 굳이 이렇게 쓰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A5> 사실 ‘짜장면’도 ‘자장면’이지만, ‘자장면’이라고 말하면 왠지 그 맛이 안 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렇게 표준어가 아니지만 그 미묘한 느낌의 차이 때문에 사용하게 되는 말들이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왜 굳이 ‘블루스’가 아닌 ‘부르스’로 쓰셨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Q6> 마지막으로 유익한 영화 소식 전해주신다고요?

A6> 한국 애니메이션의 산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작품을 무료 상영하는 월례 상영회를 준비했습니다. 1월의 상영 주제는 '대한민국 대학생 우수작품선'인데요. 올해 졸업예정인 국내 애니메이션 관련학과 졸업생의 작품 중 대표작 10편을 엄선해서 소개합니다. 대학생 특유의 톡톡 튀는 연출과 색다른 감동을 느끼실 수 있는 작품들인데요. 게다가 대부분 작품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첫 선을 보이는 최신작들이어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 같습니다. 생동하는 젊음의 아이디어와 기를 느껴보시죠.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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