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배워보는 <행복한 책읽기>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우리를 행복한 책의 세계로 안내해 주실 출판평론가 김성신씨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봄이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면 더운 여름, 특히 장마 때는 시원한 빗소리 들으면서 책 한 권 읽으면 더위가 싹 가실 것 같은데요.
오늘은 어떤 책 소개해 주실 건가요?
A1> 네, 오늘은 오랜만에 인문학책들을 준비해 봤는데요. 두 분은 혹시 올해 읽으신 책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신가요?
그럼 대체로 책은 어떤 기준으로 골라서 읽으시나요?
많은 분들이 ‘그냥 책 한권 읽어볼까?’ 하고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서점을 방문하면 둘러보는 곳이 바로 화제의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코너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엔 책 분야별 뿐 아니라 독자들의 직업별, 연령별 다양한 베스트셀러 목록들이 발표되기도 해서 그 목록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참 흥미롭던데요.
올 상반기의 베스트셀러들을 보면 대부분이 소설이나 에세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권비영 작가의 덕혜옹주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 같은 작품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요, 한비야씨의 <그건 사랑이었네>라든가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같은 책들도 인기를 끌었는데요.
그런데 최근엔 몇몇 인문학책들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인데요.
오늘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책이기도 합니다.
먼저 화면을 통해 만나보시죠~
Q2> 네, <정의란 무엇인가>...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주제 같은데요.
어떤 책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A2> 네, 우선 이 책은 최근 우리 서점가에서 인문학 서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까지 오른 책입니다.
인문서, 그 중에서도 철학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우리 출판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인데요.
인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높아진 관심과 또 주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나타내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우선 이 책은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이론가로 손꼽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Justice>라는 하버드대의 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고 하는데요.
정의, 철학, 도덕, 정치 등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예화를 들어가면서 풀어나가고 있어서 다양한 독자층의 관심을 모으면서 사랑받고 있는 책입니다.
옳은 일 하기에서부터 정의와 공동선까지 책은 총 10강으로 나눠져 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Q3> 그렇군요. 그런데 이 책은 또 예화 뿐 아니라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도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던데요...
A3> 네, 그렇습니다.
이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정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여러분은 전차 기관사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습니다.
전차를 멈추려고 했지만 브레이크가 고장입니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말텐데 이 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철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거긴 한 명이다.
당신 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대부분이 한명이 있는 쪽으로 돌리라고 하겠죠?
그런데 이번엔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입니다.
이번엔 비상철로가 없습니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는 다섯 명의 인부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는 고장입니다.
그런데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리면 다섯명의 목숨은 건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전차를 멈추기엔 몸집이 너무 작습니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미는 행위는 어떨까요?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건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해도 끔찍한 짓 같은데요.
책에서는 이처럼 어떤 때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또 어떤 때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이기도 하는 다양한 이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도덕적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이 책은 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하는 7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도 선정됐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서 잠깐 저희가 책 내용을 만나볼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추천자이신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철 교수의 음성으로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Q4> 네, 좀 어려울지는 몰라도 이 책 정의란 무엇인가...
꼭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4>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상대를 꿰뚤어보는 힘, <스눕>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이기도 한 샘 고슬링 박사인데요.
그는 상대가 생활하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알아차릴 수 있는 기법인 스눕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래 스눕이라는 단어는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니다, 꼬치꼬치 캐다 등의 사전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이 책의 저자 샘 고슬링 박사는 ‘직감을 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다’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 스눕을 하는 행위를 스누핑, 스눕을 하는 사람을 스누퍼, 그리고 스눕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스누피로 정의하면서 다양한 스누핑의 방법과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상대를 꿰뚫어보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독창적인 연구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서 사람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안목을 키워주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Q5> 네, 정말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나 성격을 알고 싶어하는 본능을 갖고 있는데요.
참 흥미로운 책일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까?
A5> 네, 이 책은 총 열 한 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선 1장에서는 타인의 흔적을 알아내는 기술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요, 2장부터는 사람의 다섯가지 성격 유형, 스누핑이 필요한 순간과 구체적인 방법과 기술들, 그리고 스누핑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과 스누핑의 참의미와 매력 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특히 저자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자기 정체성 주장과 감정조절 장치, 그리고 행동양식의 잔유물이라는 세가지 개념에 기초해 이런 것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이 책은 사소한 물건이나 환경을 보고 해석해서 상대방의 성격과 내면을 파악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를 역으로 이용해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일 수 있게 하는 이미지메이킹도 가능하다는 것을 다양한 실험과 이론 등의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데요.
지루한 일상에 색다른 재미를 주는 책이 될 것입니다.
Q6> 아, 저는 그 내용이 너무 궁금한데요.
김성신씨도 이 책, 재밌게 읽으셨다고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내용 몇가지만 소개해 주시죠.
A6> 네, 이 책은 일상 속에 드러난 상대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게 해 주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컴퓨터 모니터 위에 달려있는 장식품이라든가 거울 위에 붙여놓은 메모용지, MP3 플레이리스트 등도 모두가 스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책의 2장에서는 인간의 다섯가지 성격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개방성과 성실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 등의 성격유형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로보캅, 비버리 힐스 캅이나 우디 앨런 같은 인물을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이 나타내는 스눕의 단서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성격과 그 단서라... 정말 흥미로운데요.
그래서 저희가 그 내용 중 일부를 준비해봤거든요.
함께 들어보시죠.
Q7> 아...저는 당장 제 주변의 물건들부터 다시 한 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처음 시작할 때도 말씀하셨지만 올 상반기 서점가는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문학분야 책들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올 상반기 출판계를 한 번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A7> 상반기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책들을 보면 해외문학의 약진 속에서 국내문학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반면 자기관리나 외국어, 취미 건강분야 등의 실용분야 도서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했고 영화 연계 외국소설들도 작년에 비해서는 관심을 끄는 작품이 없었습니다.
또 금융위기와 경제난 속에서 직장인들의 필독서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던 자기계발서도 거품이 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8년 초를 정점으로 인기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는데요.
올 상반기 들어서는 더더욱 독자들의 외면을 받은 분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올 하반기에는 출간 2주 만에 3쇄를 찍으면서 기염을 토하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비롯해 1Q84 3권의 출간이 예정돼 있어서 역시 문학분야의 인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Q8> 네, 오늘 화제의 인문학책에서부터 상반기 서점가 동향까지 알아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올해 상반기에 출간된 책들 중에서 꼭 읽어볼 만한 책들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A8> 네, 좋은 책들이 너무 많은데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권비영 작가의 덕혜옹주나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같은 책이나 행복한 책읽기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행복의 조건 같은 책들도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오늘도 유익하고 즐거운 책 소개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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