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배워보는 <행복한 책읽기>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우리를 행복한 책의 세계로 안내해 주실 출판평론가 김성신씨,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아... 드디어 낼모레가 추석입니다.
올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로 느긋하게 즐기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렇게 넉넉한 추석 연휴엔 어떤 책이 어울릴까요?
A1> 네, 아마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이면 사실 책 보다는 서로 밀린 회포 푸느라 정신없지 않습니까.
특히 이번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라고 해서 길게는 아흐레까지 쉬는 분들도 계시다는데요.
그래선지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계획하거나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길게 머물겠다는 분들도 많으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향 오가는 길에, 혹은 고향에 머무르면서 둘러봐도 좋을 곳에 대한 책을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고향 오가는 길, 혹은 고향에 머무르면서 둘러볼만 한 곳, 과연 어딜까요?
사실 ‘여행’이라고 하면 우리는 주로 낯선 곳, 안 가본 곳을 골라서 가지만, 오히려 가까운 곳, 늘 곁에 있는 곳에도 여행할만한 곳이 많거든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고향처럼 푸근하고 사람 냄새 나는 곳, 시장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첫 번째 책은 <한국의 시장>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화면을 통해 먼저 만나보시죠.
Q2. 네, 요즘 아이들이야 그런 추억이 거의 없겠지만 저희 어릴 때만 하더라도 어머니 손잡고 따라다니던 시장에 대한 추억이 정말 많거든요.
<한국의 시장>...이라고 하니까 잊고 살았던 추억이 마구 떠오르는 것 같은데요.
<한국의 시장>...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죠.
A2> 네, <한국의 시장>은 서울에서 경기도, 경상도와 강원도, 충청도와 전라도, 그리고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대표 시장 열 다섯 곳을 소개한 책입니다.
책에서는 서울의 명소인 이태원시장과 황학동벼룩시장에서부터 작지만 알찬 지방의 수원못골시장이나 전주남부시장, 그리고 역사 깊은 병천아우내장터나 제주민속5일장까지 다양한 한국의 시장들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각 시장마다 특색있는 소개와 그 시장만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시장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지역 특산물, 그리고 주변 명소까지 두루두루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 책 중간중간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시장을 찾으며 창작물에 대한 영감은 물론이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활기를 얻고 있다는 디자이너 이상봉씨나 배우 홍석천씨, 영화감독 박제현씨와 포토그래퍼 권영호씨 같은 트렌디한 문화인물들과의 전통시장에 대한 인터뷰도 실려있는데요.
이들의 시장예찬도 또 다른 읽을거리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Q3>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사실 앞선 화면에서 이 책의 저자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왠지 ‘시장’ 하면 오래되고, 낡고, 나이든 사람들의 장소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는데 상대적으로 저자가 젊어 보여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한국의 시장>... 어떤 사람들이 쓴 책인지 저자에 대해서도 좀 소개해 주시죠.
A3> 네, 사실 인터뷰는 서진영 작가가 대표로 하셨지만 이 책의 저자는 총 다섯 명의 2,30대 여자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모두 문화컨설팅을 하는 분들이라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문화정책을 발굴하거나 문화공간을 개발하고 문화도시를 계획하는 등의 일을 하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한국의 시장> 같은 책을 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들은 지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러 시장들을 돌아다니게 됐고, 시장 안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오가닉’이니 ‘빈티지’니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하나의 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우리네 시장의 문화적 가치를 찾아냈고 또 그것을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프롤로그 말미에 보니까 저자들은 ‘우리가 한 것이라곤 장을 본 것이 전부다.
즐거운 움직임으로...
이 책은 우리의 장바구니.
장바구니를 푼다. 마음껏 나눠요!‘ 라고 쓰고 있던데요.
20, 30대 젊은이들 뿐 아니라, 핵가족의 새로운 놀이터로 시장을 재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군요.
전통시장에 대한 색다른 관점의 책일 것 같은데요.
<한국의 시장> 그 내용 중 일부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봤습니다.
준비된 화면 함께 보시죠.
우리는 왜 시장에 갔나.
우리가 시장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전통문화이니
소중히 여기고 계승해야한다는
교과서적인 표현 말고
조금 더 재미있게,
우리 스타일에 맞게
시장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우리 동네에 있는 시장
그리고 누군가의 동네에 있는 시장을
하나 둘 찾아 나섰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서
이상하거나 신통할 것이 없는 '일상다반사'
대수롭지 않고 자질구레한 '소소함'
그런데 그 속에는
그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샘솟고 있었다.
‘한국의 시장’ 중에서...
Q4> 네, 이번 추석 연휴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 책을 들고 가까운 전통시장을 한 번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4>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인생은 생방송>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두 분 혹시 ‘탱크도 만들 수 있는 시장’이 어딘 지 아십니까?
바로 지금은 사라진 황학동 청계고가도로 아래의 벼룩시장, 혹은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던 시장은 정말 별의 별 물건들이 다 모여있어서 탱크도 조립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요.
요강에서 경대, 오래된 LP판이나 고장난 라디오, 심지어는 쓰다 남은 향수병이나 전선뭉치까지 진귀한 골동품에서 자질구레한 생활용품까지 온갖 물건들을 파는 이곳 시장에는 거기서 파는 물건만큼이나 흥미로운 상인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책 <인생은 생방송>은 그 상인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월남전 참전용사에서부터 드럼 치는 할머니와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할아버지까지...
이 책 <인생은 생방송>에는 지금은 신설동에 자리를 잡은 서울의 집시 풍물시장 상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총 열 여섯명 상인들의 영화 같은 인생이야기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Q5> <인생은 생방송> 한마디로 시장사람들의 얘기인 것 같은데요.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나요?
A5> 네, 책은 크게 ‘비바람에 부딪치며 살아온 세월’, ‘세상을 줄타기 하네’, ‘오늘도 나홀로 주인공’, ‘모노 드라마’ 이렇게 네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책에는 한평생을 골동품을 팔며 살아온 골동품상 할아버지에서부터 구제 오토바이용품을 파는 할아버지, 전기용품을 파는 아줌마, 열쇠수리공 아저씨, 풍물시장의 CEO 상인회장님과 매점 아줌마, 한방 약꿀차를 파는 할아버지와 풍물시장의 콤비 DJ아저씨들까지 파는 물건도 그 인생사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사람냄새 나는 사진들과 함께 소개되고 있는데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 한 편의 드라마 못지 않은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제4장 모노 드라마편에서는 이들과 그야말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버린 노점상 단속 업무 담당 서울시청 공무원들의 인터뷰,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도깨비시장에서 지금의 서울풍물시장까지 시장의 변천사가 연대별로 정리돼 또 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기도 합니다.
Q6> 그렇군요.
책에서는 서울 풍물시장 상인들을 ‘서울집시’라고 소개하고 있던데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한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이들의 인생 이야기 중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죠.
A6> 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저는 다 재미있었는데요.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인생은 생방송>이란 명언을 남겨주신 김영조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잠깐 소개해 드리자면 이분은 한 시골마을의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몸뚱아리 하나 밑천으로 무작정 상경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시장판에서 옷 장사를 하던 중에 월남전에 참전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월남전에 지원해 전쟁을 경험하기도 했고요.
월남전에서 돌아와서부터 청계천 벼룩시장에서 서울집시 생활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후에도 할아버지에게는 전쟁 후유증과 동생의 사고 같은 굴곡진 인생사가 이어집니다.
그러다 우연히 음반 장사를 시작하게 되고 지금까지 그 일을 하고 계시다고 하는데요.
그런 삶을 겪으면서 할아버지는 나름의 인생철학을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계십니다.
이밖에도 책에는 평범한 주부로 일상의 행복을 누리다가 갑자기 암으로 남편을 잃고 우울증까지 걸렸던 한 아주머니가 이곳 시장에 나와 다시 활력을 얻고 지금은 상인풍물패 공연까지 하면서 지낸다는 얘기나 잘린 손가락으로 열쇠를 수리하는 열쇠 수리공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는데요.
풍물시장 상인들의 인생이야기와 함께 중간중간 상인들의 말을 그대로 따옴표 안에 적어넣고 있는데 그 한마디 한마디가 그 어떤 명언 못지않아서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네, 그래서 저희가 그 상인분들의 주옥같은 인생 이야기들을 준비해 봤는데요.
<인생은 생방송> 중 일부입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인생은 생방송이거든.
두 번 반복할 수가 없어.
NG가 나면 나는 대로 가는 거야.
최대한 안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대로 가는 거지.
내가 베트남전에서 배운 것도
그거였어.
인생은 두 번 사는 게 아니야.
되돌릴 수 없는 거라고.
난 지금까지 큰 욕심 안 부리고
그냥 그때그때 주어지는 것을
고마워하면서 즐겼어요.
그래서 행복했던 거죠.
대단한 꿈은 없어요.
앞으로도 늘 이렇게 웃고 사는 것,
그게 내 꿈이에요.
난 벌들이 참 고마워.
벌들 덕분에 인생의 꿀맛을 찾았거든.
인생이 고해다 어떻다 말들 하는데,
인생은 그냥 인생이야.
살다 보면 진짜 마지막이구나 싶을 정도로
쓴맛을 볼 때도 있어.
그런데 또 어찌어찌 견디고 살아내면
꿀맛을 보게 되는 날도 있어.
내가 그 증거잖아.
‘인생은 생방송’ 중에서...
Q7> 네, 추석을 맞아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우리의 시장과 시장 상인들의 삶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나봤는데요.
마지막으로 함께 읽으면 좋을 만한 책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A7> 네, 이야기를 파는 전통시장 사람들이란 부제의 <우리는 못골시장 라디오 스타>같은 책이나 우리나라의 다양한 축제들을 엄선해서 소개한 책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축제> 같은 책들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요즘 우리의 전통주 막걸리가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전국 각지의 소문난 막걸리를 찾아 떠난 막걸리 여행서 <막걸리 기행>, 또는 우리의 전통 마을의 문화와 자연을 존중하고 체험할 수 있는 마을 여행을 소개한 <대한민국 마을여행>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오늘도 유익하고 즐거운 책 소개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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