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유럽연합과의 FTA가 잠정 발효되면서 4년째 답보상태인 한미FTA 비준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일각에선 지난해 추가협상을 두고 퍼주기식 굴욕협상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는데요, 업계의 판단은 어떨까요.
이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야당.
지난해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을 양보해 손해를 본 만큼, 무너진 이익의 균형을 맞추려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에 비해 불리해진 우리 자동차 업계는 거세게 반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일본차와 겨룰 정도로 국제경쟁력을 키운 우리로선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10배가 넘는 거대 미국 시장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선점할 수 있는 만큼, 더 이상 비준을 미뤄선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김태년 팀장/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통상협력팀
"미국 시장에서 우리차와 일본차가 경쟁을 굉장히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수준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굉장히 향상됩니다."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3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자동차 부품업계의 기대는 더 큽니다.
미국의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고, 자동차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대 4%의 관세가 바로 철폐되면 대미 부품 수출은 훨씬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문석 팀장/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수출전시팀
"(비준이)빠르면 빠를수록 우리 업체들은 FTA 효과를 더욱더 극대화해서 누릴 수 있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약 30여만 자동차 부품산업 종사자들과 약 5천여 중소기업은 하루빨리 한미 FTA가 발효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당수가 영세 중소업체인 섬유업계도 비준이 절실합니다.
평균 13%의 높은 관세를 물면서도 중국이나 대만, 인도의 저가품에 밀려 미국시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
섬유업계는 한미 FTA를 계기로 섬유산업의 새 활로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염규배 팀장/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통상마케팅팀
"15%에서 30% 이상되는 고관세 품목도 13% 이상으로 상당 부분 차지하기 때문에 섬유 산업계 입장에선 한미 FTA 비준이 빨리 체결되서 FTA가 바로 발효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업계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추가 협상으로 1년 반이라는 시간을 벌게 된 제약사들 역시 면밀한 준비를 시작했고, 정부도 시장 개방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에는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미 4년 전 타결 당시 각계의 충분한 논의를 거친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 대신 철저한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업계는 한 목소리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KTV 이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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