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이미 통보했던 대로 금강산 지구 내에 있는 남측 재산에 대해 법적 처분을 단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측 인원들에 대해서는 72시간 안에 모두 나가라고 요구했는데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금강산 관광, 김현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이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결국 최악의 카드를 내밀었군요.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밝힌 금강산 재산권의 법적 처분을 위한 3주 시한이 지난 19일 종료됐는데요, 북한은 이미 통보했던 대로 법적 처분 단행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특구 내 남측 부동산과 설비, 윤전기계들을 비롯한 우리 측 재산에 대한 실제적인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어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 당국이 남측 기업들의 재산과 이권보호를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인정한다면서 강행 처분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은 우리의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조선당국이 금강산관광재개도 재산등록도 끝끝내 다 거부해나선 조건에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26조와 제40조 등 관련법률에 따라..."
또 "금강산에 들어와 있는 남측 기업들의 물자들과 재산에 대한 반출을 21일, 그러니까 일요일 0시부터 중지한다"며, 금강산 국제관광특구에 남아있는 우리측 관계자들은 72시간 안에 나가라고 압박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내용을 현대아산 측에도 통보했습니다.
지난 2008년이었죠? 우리 측 관광객 고 박왕자씨 피격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금강산 관광사업,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됐는데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어디에 있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자산에 대한 동결ㆍ몰수조치를 취한 이후 올해 들어 금강산 관광특구를 신설해 금강산관광에 대한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남측 기업들에 국제관광 참가 또는 임대, 양도, 매각 등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재산권 포기로 인정하고 특구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위협해왔고, 결국 금강산 지구 내에 있는 남측 재산에 대해 법적 처분을 단행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됐는데, 북한이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금강산 관광재개를 압박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양무진 교수 /북한대학원대학교
"단기적으로는 국제관광을 가시화하면서 좀 더 장기적 측면에서는 남측의 차기정부와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겠다 이러한 전략적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본다"
금강산관광의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은 이달 들어 세 차례 금강산을 방문해, 관광재개를 전제로 협의를 계속하자고 북한 당국자들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재산정리 사업에 참가하지 않으면 재산권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하고, 특구법에 따라 처분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결국 3주 시한인 19일이 지나자 재산권 법적 처분을 통보해 왔습니다.
현대아산은 북한의 이번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관광재개만이 이번 조치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 정부는 그 동안 북한의 위협에 대해 당국 간 합의와 사업자 간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일방적 조치를 철회할 것을 북측에 요구해왔는데 어떤 입장입니까?
네, 우리 정부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통일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법적, 외교적 조치를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그러나 먼저 법적·외교적 조치를 취하기보다 북측이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서면 그 내용을 봐가며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통일부는 이산가족면회소와 관련해선 "남북 적십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건설된 것"이라면서 "몰수 조치에 이어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는 것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사업자간 계약과 당국 간 합의를 위반하고 일방적인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금강산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14명으로 통일부는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이들의 신변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북측이 72시간 내 철수를 요구함에 따라 이들 14명은 내일(24일)까지 귀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법적 처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정부는 몰수·동결된 남측 재산에 대해 매각 공고 등을 통해 매각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을 둘러싸고 남북한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당국 간 합의와 사업자간 계약을 위반한 조치를 하루 빨리 철회하기를 바랍니다.
김현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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