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에 주소도 이름도 안 쓴 '포스트 시크릿' 즉 비밀엽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고민거리를 엽서를 통해 함께 나누는 한 대학교의 동아리 활동을 박지연 ktv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대학교 근처의 한 카페, 고려대학교 동아리 KUSPA가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명의 회원들이 모여 엽서를 내용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엽서를 자세히 보니 보내는 사람의 주소나 아름이 없습니다.
그래선지 내용도 대부분 고민이나 걱정 거리를 적은 사연들입니다.
이 동아리에서는 지난 7월 중순부터 고대와 홍대 등 대학가에 엽서2천장을 배포했습니다.
지금까지 배포된 엽서중 200여 통의 '비밀엽서' 즉 '포스트 시크릿'이 모아졌습니다.
비밀엽서에는 대학입시나 성문제, 연애, 취업, 그리고 자살 충동 등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새로 배달된 엽서입니다.
화려한 그림의 엽서에는 한 학생의 개인적이면서도 귀여운 연애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포스트 시크릿'운동은 지난 2004년 큐레이터이자 작가인 미국인 프랭크 워런씨가 처음 시작했습니다.
이희윤 팀장 / 고대 동아리 쿠스파
"이번 2011년에 대학생 자살 문제가 많이 이슈화 되었을 때인데요. 이 포스트 시크릿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자살 방지를 위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대학생으로서 이 프로그램을 직접 해서 대학생 자살 방지에 일조를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운동의 창시자 워런씨는 지난 2006년 자살 확산을 막았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신건강협회가 주는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박해윤(21) /대학생
"평소에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고민들을 이렇게 글로나마 표현하니까 속이 후련해져서 좋았구요. 그리고 남의 고민들을 보게 되니까 또 그 것으로 위안을 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많이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장주 회장/ 고대 동아리 쿠스파
"아무래도 자신만의 고민을 개방적인 공간에서 남에게 얘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치유가 될 수 있고 남들과 공감을 하면서 자신의 고민의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동아리 쿠스파는 들어온 비밀엽서들을 포스트시크릿 코리아 홈페이지에 올려 젊은이들이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희윤 팀장/ 고대 동아리 '쿠스파'
"학생들이 많이 가는 카페에 엽서를 비치해 두어서 사람들이 직접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을 수 있게 하였구요. 그 다음에는 12월에 홍대에서 (비밀엽서)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비밀엽서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내고 다른사람의 위로를 받는 포스트 시크릿 프로젝트 인터넷 시대를 거스르는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이 운동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캠퍼스 리포트 박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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