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는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시중에선 취직을 위한 논술 학원이 성업 중이라고 하는데요.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한 대학측과 학생들의 노력을 박희준 ktv 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30 명의 학생들이 들어찬 한 강의실입니다.
"창조적 사고와 표현"이란 강의 과목의 이름이 이채롭습니다.
오늘 강의의 목표는 기존 문학의 재해석에 대한 학생들의 ‘표현력’을 평가하고 가다듬는 것입니다.
교수가 선정한 작품을 놓고 학생들은 서로의 의견을 나눈뒤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리포트로 제출해야 합니다.
2006년부터 이 대학에서는 이같은 글쓰기 강의를 반드시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합니다.
김정호 교수/ 건국대 국어국문과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술 활동은 글쓰기를 통해 이루어지고, 글쓰기를 통해 완성이 됩니다. 대학 본부에서도 기초 소양 교육으로써의 글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교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의 글쓰기 수업에서 한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입니다.
여러 곳에 맞춤법이 틀린 표현이 보입니다.
우선 ‘몇일’은 "며칠"로 써야 맞습니다.
"설레이게"는 "설레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에 "설레게"로 쓰는 것이 옳습니다.
문장성분의 호응이 잘못된 부분도 보입니다.
"친구들과 처음 작품을 봤을 때는 모두가 침울한 감정이었다"는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기 때문에 서술부를 ‘침울한 감정에 사로잡혔다’로 고쳐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대학에서는 수업과 별도로 글쓰기 클리닉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클리닉에서는 8명의 대학교수가 돌아가며 학생들과 1:1 글쓰기 개인지도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오는 11월 12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대회를 처음 개최할 예정입니다.
글쓰기는 학점을 따는데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생들의 고민인 취업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에서는‘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박은영 과장 / LG 디스플레이 인재확보팀
"너무 추상적으로 쓰지 말고 좀 구체적으로 써 줬으면 좋겠어요.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두리뭉실한 표현보다는 누가 봐도 무슨 경험을 했구나 하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거?"
대학생들의 글쓰기능력이 이런 현실을 시중 학원들이 모른체 할 수 없습니다.
학원가에는 취직을 위한 논술 강좌가 어지럽습니다.
대학생들의 시선을 모으려는 갖가지 광고문안이 현란합니다.
과연 학원수강을 통해 얼마나 글쓰기 능력이 향상이 될까?
교육전문가의 의견은 회의적입니다.
조오현 교수/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글쓰기는 운동과 같습니다. 훈련이 되지 않으면 글쓰기는 늘지 않습니다. 훈련은 생활 속에서 해야 하는데, 편지 보내기, 일기 쓰기, 그리고 노트를 정리하는 것등이 그것입니다.지금 편지도 이메일로 보내고, 일기를 쓰지 않고, 학생들이 노트 정리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위한 중요한 연습 수단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글을 잘쓰는 지름길은 없습니다.
평소에 우리가 밥을 매일 먹듯이 좋은 글을 하루에 조금씩 규칙적으로 읽고 스스로 글을 써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캠퍼스 리포트 박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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