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하면 서울의 경우 청계천을 생각하실텐데요.
항구 도시 부산에는 50년 전통의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도 변화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는군요.
손효지 KTV 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부산 중구에 위치한 보수동 책방골목입니다.
입구에 책을 한아름 들고 서있는 청년의 조각상이 이곳이 책방골목임을 잘 말해줍니다.
대청로 네거리에서 보수동 가로에 이르는 이 골목에는 현재 50 여군데 책방이 영업중입니다.
지난 70년대만 해도 70군데가 넘는 책방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강황주 부산 금곡동
"옛날 책의 냄새를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그 책 냄새도 맡고 싶고, 지금은 구하기 힘든 책들을 보기 위해 왔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초중고 참고서, 교과서, 사전이나 고서적 등 모든 종류의 책을 취급합니다.
새 책은 20%, 중고 서적의 경우에는 최고 70%까지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과거 6.25전쟁 이후 부산으로 피난 온 난민들에 의해 처음 형성됐습니다.
50년 넘게 이 책방골목은 헌책을 사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종책들을 제공해온 주공급처였습니다.
임봉춘 문화지킴이
"손정민이라는 분이 처마 밑에 박스를 깔고,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들어 보수동 책방골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선 인터넷시대에 발맞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책방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양수성 / 부산 보수동 고서점 운영
"2004년도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했는데요. 오프라인 서점만으로는 알리기 힘들기 때문에,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2,30대 젊은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과거에는 없었던 북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입니다.
이 북카페는 음료를 마시며 음악도 듣고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휴식 공간 입니다.
박지환 부산 서대신동
"일반 카페와는 달리 책이 있어서 더 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대근 카페매니저
"오전에는 어린 학생, 아기를 데려오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오시고, 저녁 시간에는 젊은 학생들이 와서 책을 많이 읽습니다. 이런 북 카페를 이용하면 많은 책들을 커피 값만으로도 볼 수 있으니까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보수동과 맞닿은 골목도 우중충한 옷을 벗고 산뜻하고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번호를 따라 벽화그림을 보면 한편의 동화가 만들어집니다.
이 벽화골목은 책방과 함께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장덕현 교수/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보수동 책방골목은 이전의 사람들이 써놓은 것들, 10년 전에 써놓았던 것들, 다른 사람들이 되판 것들 등을 볼 수 있어서, 과거와 작가와 그 책을 읽었던 다른 사람과의 공감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시대적 흐름에서 뒷전으로 밀리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보수동 책방골목의 역사는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캠퍼스 리포트 손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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