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쌀쌀해져 걱정이 많은데요.
떨어지는 기온이 유난히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쪽방촌 주민들인데요, 김형규 KTV 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성큼 겨울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는 서울시 종로구.
화려한 간판과 고층빌딩 뒤편에 쪽방촌이 위치해 있습니다.
허름한 건물 한 채에 40여 가구가 오밀조밀 모여 사는 쪽방촌 주민들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에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2평 크기의 쪽방에서 13년째 살고 있는 올해 예순여덟살의 박 모 할아버지.
바깥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실내 기온이 소름이 날 정도로 싸늘하지만 난로는커녕 두툼한 이불 하나 없이 추위와 맞서야 합니다.
박○○(68세) /서울 돈의동
"기름때기도 부담스러워요.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따뜻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못돼요. 워낙 비싸니까, 기름이..."
이 곳 어르신들의 월 평균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를 포함해 40만원 정도.
소득의 반을 방세로 내고 남은 20만원에서 또 난방비를 지출하면 그만큼 생활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냉방에서 난방 없이 겨울추위와 맞서는 문제는 다른 쪽방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송현임(76세)/서울 동자동
“가스비가 없거나, (가스선을) 달지 못해서, 혹은 달아주지를 않아서, (가스선) 공사를 안 한 사람들은 냉방에서 자고 있어요. 말로 할 수가 없죠, 눈물만 나와서... 고생이죠.”
쪽방촌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어렵게 하는 것은 난방 뿐만이 아닙니다.
물가가 너무나 올라 식생활 수준도 전보다 형편없이 떨어졌습니다.
빈 냄비와 먹다 남은 된장 종지만이 덩그러니 놓인 냉장고.
먹는 문제도 추위 못지 않게 심각한 상황임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준 상근활동가/서울 동자동사랑방
“제가 (돈을) 쓸 수 있는 게 부탄가스?라면?전기료?통신비 요금 그 정도거든요. 하지만 그런 걸 쓰기에는 너무 빠듯한 살림이라는 거죠. 참 재미있는 거 같아요. 죽지 않을 만큼만 준다는 게...”
경기침체로 온정의 손길도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진 일부 쪽방촌 거주자들은 낮부터 술에 의존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박 중길(64세)(가명)/서울 돈의동
“지난번만 해도 한 30명이 죽었어.”
“(지난해에요?)”
“아니 올해에... 답답한데 몸은 말을 안 듣지, 술만 마시다 결국...”
전국쪽방상담소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전국의 쪽방거주자는 6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51%가 서울 동자동 등 5대 쪽방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쪽방거주자 가운데 93%가 사실상 가족이 없는 '1인가구'로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엄병천 대표/서울 동자동사랑방
“이분들의 문제가, 겨울에 라면주고 쌀 줘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1~2년 이상을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이들의 삶이 나아지겠죠.”
쪽방촌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초생활수급비 책정 기준 조정,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 알선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캠퍼스 리포트 김형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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