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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의연한 한국 경제'
등록일 : 20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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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우려됐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였습니다.

사망 발표 이후 우리 경제의 동향을,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여정숙 기자, 어서 오십시오.

Q> 여 기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엔 우리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A> 네,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장 초반 2%대 하락세를 보인 코스피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4%대로 하락폭을 키우더니, 한 때 1750선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63.03포인트 내린 1776.93으로 장을 마쳤는데요.

하지만, 대북 악재에 흔들리는 모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증시는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 다음날인 20일 코스피는 16.13포인트 오른 1793.06으로 장을 마쳤고, 그 다음날은 유럽과 미국 증시의 호재까지 더해져 55.35포인트 급등하면서 1840선을 넘어섰습니다.

이틀 만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겁니다.

과거 북한 리스크에 노출됐을 때 대부분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거쳐 상승세를 되찾은 것과 비슷한 패턴입니다.

어제는 코스피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840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Q> 네, 우리 증시가 충격을 빠르게 이겨내고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서 다행스럽습니다.

초반에 금융시장에 충격이 가해지자, 정부도 여파 차단을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죠?

A> 네, 그렇습니다.

경제부처들은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정부는 신속하게 긴급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책팀 운영 계획을 밝혔는데요.

현재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들은, 국제금융과 국내금융, 수출, 원자재, 생필품 통화관리 등 6개 분야의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외 경제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 하는 비상상황실도 운영하는 등 일일 점검 체계도 가동하고 있는데요.

특히, 농식품부, 공정위 등 물가관련 부처는 생필품 동향을 점검해, 필요하면 유통질서 확립과 수급안정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일단,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는 적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재완 장관 (기획재정부)

20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정부는 환율 급변동 등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시장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Q> 현재까진 우리 금융시장이 대북 악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A> 네, 그렇습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으로 인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데요.

먼저, 국내 증시에 김 위원장 사망이 끼친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지난 19일 코스피 낙폭은 63.03포인트였지만, 이는 올 들어 하루 낙폭 기준 10위에 불과한 수치였습니다.

올해 코스피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은 지난 8월 19일로,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주식시장을 지배하면서 당시 115.70포인트가 폭락했습니다.

이처럼 1위부터 9위까지는 대부분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폭락이었습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도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무디스는 북한 정권의 붕괴나 전쟁 발발이 중대한 리스크 요소지만, 지금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그럴 가능성은 먼 이야기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상황을 주의 깊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스탠더드앤푸어스는 북한에서 순조롭게 권력 승계가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신용등급 평가에서 선방을 해 왔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신용평가사가 북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제를 달았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불확실성이 언제든 우리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하다고 강조하면서, 그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영식 연구원 (삼성경제연구원)

"북한의 체제가 어떻게... 외화 유동성의 확보라든지 대비책 이런 것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입니다."

Q> 네, 앞으로도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과도한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할 텐데, 어떻습니까?

A> 네, 사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도 우리 국민들은 사재기를 하지 않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수차례 북한 위기를 겪으면서 습득한 학습효과 덕분에, 시민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경제당국은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네, 지금까지 김정일 사망이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여정숙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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