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문제로 대학가가 시끄러운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의 한 사립대 재단에서 적립금을 잘못 투자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초래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독단적, 전횡적 운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두 사학재단의 실태를 박지연 KTV 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학교경영을 책임지는 고려중앙법인의 제 572차 이사회 회의록 내용입니다.
회의록 3쪽에 적립금 투자 손실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적립금을 주가연계증권 즉 ELS 등에 투자했다가 최고 5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는 내용입니다.
이같은 사실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달 22일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밝혀졌습니다.
학교 장기발전에 쓰일 적립금 가운데 절반가량이 재단측의 투자 잘못으로 날아간 것입니다.
고대 총학생회는 고려중앙법인이 이사회의 결정없이 이사장 독단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종찬 총학생회장 /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교육적인 목적으로 지원해야 될 재단이 지금 학생 교육 지원 보다는 돈놀이에 급급하고 있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보고요. 이런 부분을 저희가 많이 목소리를 내서 재단이 재단 적립금을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립대학 재단의 독단적 경영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경우, 재단 숙명학원은 지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학교로 들어온 기부금 685억원을 재단 계좌로 이체시켰다가 학교에 다시 입금하는 방법으로 마치 기부금을 재단전입금인 것처럼 편법 운영해오다 적발됐습니다.
김혜숙 총학생회장 / 숙명여대
"(재단의 비리)과정에서 15년 동안 1년에 7%이상 씩 등록금이 꾸준히 인상을 했었고 사실 모든 피해는 다 학생들이 봤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또한 그 15년 이후에 나머지 5년 동안의 기간에도 단 1원도 법정 부담금을 내지 않음으로써 재단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행동들을 계속 보였었는데요."
재단의 이같은 비효율적인 적립금운영은 등록금 인상과 장학금 감축으로 이어져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안겨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학교의 명성과 기부금 감소에도 영향을 끼쳐 학교발전에도 장애요소가 됩니다.
사학재단의 이같은 파행적 적립금 운영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사립 학교법을 개정해 현재 학교운영과 수익사업에 전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의 권한을 줄이고,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학교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캠퍼스 리포트 박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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