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방송과 유통이 금지됐던 지난 1970년대의 옛 노래들, 이른바 금지곡들이 인디밴드의 감각으로 새롭게 편곡돼, 콘서트를 통해 선보였습니다.
변초희 캠퍼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젊음의 거리 홍대 앞 놀이터입니다.
이곳에서 거리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그렇게 새로울 게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인디밴드 요술 당나귀가 부르는 이 노래는 70년대 금지곡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이장희의 노래 '그건 너' 입니다.
이장희가 부른 금지곡 그건 너를 인디밴드 요술 당나귀가 새롭게 편곡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하고 6월항쟁 25주년 행사 국민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인디밴드가 부르는 70년대 금지곡 콘서트입니다.
공연의 부제는 '프리덤 610 -금지를 금함' 입니다.
6월 항쟁 25주년을 기념하고 유신 40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선명진 공연기획자 / 공감문화센터
"자유를 달성했다는데 큰 의의를 가진 행사거든요. 그래서 프리덤이라는 영어 단어가 자유를 의미하니까 자유의 6월 10일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프리덤610 이름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972년 10월 유신 직후, 국내외 대중가요 222곡이 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불온 가요’로 지정됐습니다.
불온 가요로 지정된 노래는 방송은 물론 음반판매도 금지됐습니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불신을 조장하고 창법이 저속하다'는 이유로, 신중현의 '미인'은 '가사가 저속하다' 로, 양희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허무주의를 조장한다'는 등의 이유로 각각 금지곡이 됐습니다.
금지곡들은 대부분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해금되어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됐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모두 17개 인디밴드가 70년대 금지곡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인 것이 특징입니다.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즐긴 이날 금지곡 콘서트는 홍대 놀이터 와 5개 클럽 등 6곳에서 진행됐습니다.
안석훈(50세) / 서울시 대신동
"이거 지금 보니까 옛날 생각 나네요. 25년 전인데 제가 막 사회 초년생이었거든요. 그래서 한창 데모도 하고 자유에 대한 갈망같은 것들도 많이 했기 때문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홍대 앞 공연에 이어 이틀 뒤에는 정동길 시립미술관에서도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금지곡 콘서트는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억압적인 유신시대를 되돌아 보고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자리를 제공했습니다.
캠퍼스 리포트 변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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