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2년 전 일제가 우리나라의 국권을 침탈한 경술국치일입니다.
최근 일본이 독도 영유권 야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데요, 김경아 기자가 그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1910년 8월 29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호외로 발행한 '한일병합조약정문'입니다.
8개조로 된 이 조약은 제1조에서 한국 황제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제 폐하에게 넘겨준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잃은 조선 사람들이 만주로, 연해주로 흩어져가는 동안 일본 사람들은 일장기를 펄럭이며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당시 오사카 신문은 특별부록을 만들어 한일병합과 관련된 일본의 공로자와 조선왕실 종친과 주요 관리들을 소개하고, 조선 지도에 각 지역의 인구와 자원정보를 표시해 새 영토를 얻었다고 자축했습니다.
또 다른 일본 신문은 특별부록으로 일제의 조선 침략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그려진 주사위 놀이판을 만들어 역사왜곡을 시도했습니다.
박한용 연구실장 / 민족문제연구소
"나라를 빼앗기면서 정치적 자유도 없고 정치적 권리도 없고 일본의 수탈에 의해서 삶의 터전도 빼앗기고, 민족차별, 민족말살이라고해서 인권유린을 당하지요. 그런 유례없는 야만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국치일은 한국근현대사에서 가장 비참한 역사의 시기가 시작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강제병합 이후 36년 동안 이어진 일제의 식민지 지배는 잔혹했습니다.
강제동원과 위안부는 우리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자주적으로 근대국가로 가는 길을 잃은 조선은 결국 분단과 6.25전쟁으로 또다른 비극을 겪었고, 현재까지도 동족상잔의 아픔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02년이 지난 현재,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거창하게 기념식을 치르는 반면 나라를 잃은 부끄러운 역사는 우리 민족의 기억속에서 점차 잊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광복회는 치욕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난해부터 조기를 게양하고 임직원들이 검은 넥타이를 매고 점심으로 찬죽을 먹는 조촐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국치추념가를 부르고 단식동맹을 조직해 국치일을 되새겼던 뜻을 잇기 위해서입니다.
박유철 회장/ 광복회
"우리 선열들은 그날을 슬프게 생각해서 찬 음식을 먹고, 저희도 그것을 따라서 이 나라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겨선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날을 기억하기위해서 저희는 조기를 달고 검은 넥타이를 매고 찬죽을 먹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사죄하기는 커녕 망언을 일삼고, 독도 영유권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국치일.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치욕의 과거를 잊지 않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TV 김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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