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북 구미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난 이후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갖가지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피해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TBC, 양병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불산이 누출된 공장 인근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잎이 누렇게 말라 죽은 나무들이 곳곳에 눈에 띱니다.
사고 당시 대피시키지 못해 불산가스에 그대로 노출된 소들은 하나같이 콧물이 흐르고 연신 기침을 해댑니다.
먹이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상 증세를 보이는 가축이 천 3백여 마리나 됩니다.
박명석/ 피해 축산농가
"소를 키워서 빚을 갚고 했는데 이제 빚을 더 지게 돼..."
농작물 피해는 더 심각합니다.
탐스럽게 익었던 포도는 살짝만 잡아도 잎이 바스라집니다.
멜론도 앙상하게 죽은 줄기에 곧 떨어질 듯 달려 있고 고추는 제초제를 뿌린 듯 잎은 물론 열매까지 삭았습니다.
여기 있는 것들은 벼들입니다. 언뜻 보면 누렇게 익은 것 같지만 이것 또한 불산 가스에 의해 말라 죽어 이렇게 된 것입니다.
육안으로 집계된 농작물 피해 면적은 91ha로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직접 가꾼 채소조차 먹지 못하는 주민들은 지금 동네에 있어도 되는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성희/경북 구미시 산동면
"얼마나 위험한 상탠지 알려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구미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
보상책임이 있는 자연재해가 아니라며 기본적인 피해조사조차 않고 있습니다.
경북 구미시 산동면사무소
“조사에 대한 기준을 내려달라고 저희가 요구는 했습니다. 농정과로 그렇지만 저희한테 공문이 시달된 것도 없고요.”
풍년 농사에 들떠 있던 시골 마을에 한 순간의 사고로 탄식과 분노의 소리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TBC 양병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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