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등으로 학업을 제때 마치지 못한 어르신들이 인생의 황혼기에 학교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요.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고 있는 할머니들의 한글배움터를 HBC 배근미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강진군 칠량면의 한 마을회관.
이른 오전부터 떠들썩한 이곳은 책상 앞에 둘러앉은 어르신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언뜻 보아도 예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가지런히 깎은 연필을 꼭 쥐고 써 내려가는 것은 다름아닌 한글.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기억력에 얼마 전 배운 글자도 잘 떠오르지 않고 눈도 침침하지만 모르는 내용은 선생님께 질문도 하고 옆사람과 서로 묻고 답해가며 한 글자 한 글자씩 익혀갑니다.
과거 일제시대 당시 익혔던 일본어가 배움의 전부였던 할머니에게 이 한글공부는 손자들의 편지는 물론, TV자막을 보는 새로운 즐거움까지 안겨주었습니다.
윤야무(83세) /전남 강진군 칠량면
"옛날 우리는 나이를 많이 먹어가지고 (한글 대신에) 일본 글, 옛날 일제시대 때 아이우에오 일본어를 배웠었어. 그리고 해방된 뒤로는 글을 안 배웠어. (이제는) TV 글자도 얼른 비켜가는 거 보고 읽을 수 있고 또 쌍받침도 읽을 수 있고..."
이처럼 할머니들의 한글공부가 이뤄진 것도 일 주일에 두 차례씩 어느덧 4년 째.
현재까지 이곳 한글학교를 거쳐간 천여 명의 할머니들이 우리말을 깨우치고 새롭게 배워갈 때마다 가르치는 보람 역시 벅찬 감동이 다가옵니다.
우리말 한글에 대한 늦깎이 학생들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애정은 앎의 즐거움과 세상에 대한 당당함으로 미처 한글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HBC 배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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