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유해성 적조가 최근 남해안 전역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던 양식장 어민들에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SCS 서경방송, 차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청정해역 남해의 한 양식장 바닷속.
평소와 달리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물고기들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얼마 후 모습을 드러낸 건 때 죽음을 당한 양식 어류들.
폐사한 물고기들이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살아남은 몇 마리도 오랜 시간을 버티기가 힘겨워 보입니다.
남해 바다를 공포로 몰고 간 것은 바로 제철을 잊은 가을 적조입니다.
적조의 역습에 가을 남해바다가 검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순식간에 죽은 바다로 변했습니다.
바다 위 양식장 곳곳에는 어민들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죽은 물고기들이 썩기 시작하면서, 바다는 갈매기 조차 내려앉지 않을 정도로 검붉게 변했습니다.
태풍 피해에 대한 복구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몰아친 적조의 공습!
어민들은 망연자실합니다.
권대석, 피해 어민
"3만 미 정도가 대량으로 폐사를 했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한 2억 정도 되는데... 여태까지 공 들인 보람도 없고 완전 죽을 맛입니다. 막막합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이번처럼 10월에 적조가 발생한 사례는 2000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지난달 연이은 태풍으로 바다 밑이 뒤집혀 유해성 적조가 사라지는 듯 했지만 최근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연안에 남아있던 코클로디니움의 밀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2차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다음날인 지난 6일 남해군 일대 바다에서는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바닷물 1밀리리터에 최대 2만3천 개체나 발견됐습니다.
적조는 점점 범위를 넓히더니 이제 사천만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임월애 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수온은 떨어져서 번식력은 약해지지만 영양분이 많으면, 많이 먹으면 지속적인 증식이 가능합니다. 영양분이 높은 상태라서 보통 2006년, 2009년에도 17도 까지 코클로디니움이 버텼거든요. 10월 말까지는 아마 지속될 것 같습니다."
남해안 인근 지자체들은 예찰과 황토살포 등 방제 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육생물의 먹이공급 중지, 산소공급 등 양식장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줄이는 차원일 뿐,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어민들은 적조가 빨리 소멸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SCS 차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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