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국민방송

원전 부품 공급업체들이 품질검증서를 위조해 부품을 공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영광 원전 5·6호기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올 겨울 전력대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여정숙 기자, 어서 오세요.

여 기자, 원전 부품업체가 지난 10년간 해외 품질 검증서를 위조해서 부품을 납품해 온 사실이 드러났죠?

네, 그렇습니다.

원전 부품 납품업체가 제출한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검증서 60건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증이 안 된 부품 5천여개가 무엇보다도 안전해야 할 원전에 사용된 사태가 발생한 겁니다.

지식경제부 홍석우 장관은 어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원전부품 공급업체 8곳이 품질 검증서를 위조해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일반규격품 품질검증 제도'를 악용해 납품했는데요.

이 제도는 원전에 사용하는 안전성 품목을 구하기 어려울 때 기술평가와 성능시험을 거친 일반 산업용 제품을 쓰도록 인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들 업체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위조 검증서를 이용해 237개 품목 7천 682개 제품을 납품했고, 전체 공급가액은 8억 2천만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이 부품 중 136개 품목 5천 233개 제품이 실제 원전에 사용됐다는 점입니다.

그 중 98%,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이 영광 5,6호기에 설치됐고,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에도 일부가 사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미검증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올해 말까지 정지하기로 했습니다.

홍석우 장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홍석우 장관 (지식경제부)

"교체작업을 하려면 발전정지가 필요한 일부 부품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금일부터 전체 부품의 교체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금년 말까지 가동 정지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일부에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는 교체 대상 부품이 적고 가동 중에도 작업이 가능해, 운전을 중단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네, 검증이 안된 부품이 원전에 사용됐다고 하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바로 안전상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네, 일단 정부는 문제가 된 미검증 부품들은 원전의 핵심안전설비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과 같은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검증품 전체를 전면 교체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조속히 교체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는데요.

한수원은 이번 품질검증서 위조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 검찰에 공식 수사를 요청한 상탭니다.

검찰수사 결과 한수원 직원의 비리 행위가 적발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수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김균섭 사장 (한국수력원자력)

"품질검사과정도 철저하게 지금 고쳐가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시는 제도적으로 이런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제가 여러분들께 약속을 드립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수원의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자체적 품질검증 기능을 강화하고 국내 인증시험기관을 활용하는 등 일반규격품 품질검증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는 겁니다.

또, 검증기관이 한수원에 직접 검증서를 송부하도록 하는 등 검증서 위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원전 2기가 또 정지하게 돼서 올 겨울 전력수급이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원전 2기의 정지로 이번 겨울은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과 다음 달 예비전력은 275~540만kW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본격 추위가 예상되는  내년 1월과 2월에는 예비력이 급감해, 230만kW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광 5.6호기의 부품교체가 지연돼 내년 1월에도 가동이 안 된다면, 예비전력이 30만kW 수준으로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올해 여름처럼 강력한 절전대책이 없다면 대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지경부는 어제 한전과 전력거래소, 발전자회사 등 관계기관장들을 긴급소집해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열었는데요.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해 이번 달 중순에 조기 시행한다는 계획을 마련했고, 동계 전력수급대책 준비상황도 함께 점검했습니다.

홍석우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겨울철 전력대란 우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산업계와 가정에 지속적인 절전 실천을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지경부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 비상대책본부도 즉시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미검증 부품 전체를 시급히 교체하고 전력수급 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인데요.

최근 잇따른 원전 정지사고에 이어 부품위조 사건까지 발생한 데 따른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선, 보다 빠른 보완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예방정책 선행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네, 여정숙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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