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데요.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와 맞물려 고령층의 생계형 빚이 급증하면서 가계 부채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표윤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창세 어르신.
평생했던 가게가 문을 닫았지만, 퇴직금이나 연금이 없기 때문에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물론 주택대출도 조금 받았습니다.
김창세 (66)
"여윳돈을 조금씩 빼쓰다 보니까.점점 바닥나고 안 되겠더라고요."
이 모 어르신은 생활비로 카드빚 3천 만원을 졌습니다.
불황에 장사를 그만 둔 데다, 취업이 안 된 아들의 대학원 비용까지 대야했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 (66)
"전혀 수입이 없었지. (아들은) 아직도 학자금도 있으니까 세 식구가 다 빚쟁이라…"
가계대출에서 50대 이상 고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과 비교했을 때 10% 넘게 증가해, 전체 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노후자산인 부동산을 담보로 생계를 해결하는 고령층이 많다는 겁니다.
고령층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생계를 위한 대출 비중은 56%로, 전 연령층 평균인 42%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최근 집값이 크게 떨어지며 '하우스푸어'가 생겨나는 데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이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노후가 풍족하지 못한 건 연금제도가 2000년이 돼서야 뒤늦게 자리잡은 탓이 큽니다.
지난달 호주 금융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연금지수는 44.7점으로, 18개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16위에 머물렀습니다.
1위를 차지한 덴마크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성적입니다.
풍족한 연금 없이 퇴직을 눈앞에 둔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 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영도 연구위원 / 금융연구원
"50대의 경우 퇴직 등으로 인해 소득창출능력이 급격히 감소하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부채문제의 시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고령층 부채, 고령화 시대 우리 경제의 적신호가 될 위험이 큰 만큼 해결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TV 표윤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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