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 위치한 함라산이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심각하게 훼손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CN 금강방송 엄상연 기자입니다.
지난 2010년 익산 함라산 중턱, 산은 가파르게 깎여져 나갔고 나무는 뿌리를 드러낸 채 위태롭습니다.
나무가 뽑혀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콘크리트로 기초가 다져졌습니다.
당시 금강변 생태공원 조성 현장입니다.
완공된 지 2년이 지나 다시 찾은 함라산, 입구에 들어서자 각종 인공구조물들이 어지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당시 깎아내린 절개 면은 약한 힘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을 무리하게 깎아내리면서 집중호우 시 산사태 등 재해위험도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산 절개 면에는 수십 개의 인공 데크가 설치돼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일부는 용도마저도 불분명합니다.
등산객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등산객
"이용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코드를 맞추는 게 아니라 예산만 투입한 거예요. 나도 계속 (산)을 이용하는데 (시설물)을 사용한 적이 없어요."
그냥 오솔길 왔다 갔다 하면 되는 거지...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삼림욕장을 조성한다며 멀쩡한 나무를 뽑아 새로운 나무로 대체해 심었는가 하면 배수로는 정비가 제대로 안 돼 폭우를 견뎌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산책로에 흙이 아닌 자갈이 깔려 오히려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지금은 숲이 우거져서 (원래) 모습이 안 보이지만 초기에는 길을 내면서 자연이 훼손되는 게 보기 싫었죠."
금강변 생태공원 조성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모두 33억 원, 시는 이 같은 자연훼손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공사였다고 말합니다.
익산시 관계자
“(전망)을 나무가 가리면 데크를 설치한 의미가 없잖아요. 앞에 시야가 안 터지니까. 시야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몇 그루 잘랐고”
꼭 소나무만 자른 건 아니고 잡목도 같이…
산림을 파헤쳐 조성한 금강변 생태공원, 익산시는 이제 와 자연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생태공원의 홍보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KCN NEWS 엄상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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