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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복 가격 거품 '절반이 유통이윤'
등록일 :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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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다르게 자녀가 한두 명 밖에 없는 저출산 시대, 새로운 풍속도가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만큼은 최상의 것을 해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심리인데요.

그런데 이런 점을 이용해 가격이 턱없이 부풀려지는 것이 바로 영유아복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아 기자, 어서 오십시오.

Q> 우선 유아용품 시장부터 한번 가늠해 볼까요.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A> 네, 최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유아용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7천억 원인데, 주요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제자리 상태지만, 유아용품 시장은 작년보다 19%나 성장했습니다.

영유아복도 예외는 아닙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경기도에 사는 주부 정승현씨.

3살 난 딸아이와 10개월 된 아들을 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한 달 꼬박 20만 원씩 옷값으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정승현/ 의정부시 호원동

“주위 친구들도,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수입 옷 한 두개씩은 다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과거보다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최고로 키우겠다는 부모가 많아져 고가의 영유아복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

유아용품 수입시장은 2000년 3천300만 달러에서 작년엔 2억 2천800만 달러로, 7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오래 입히지 못하는 데도 어른옷 만큼 비싼 가격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경/ 서울시 공릉동

“아이가 두 명이어서 한 달에 20만 원정도 쓰고 있는데, 부담이 큽니다.”

정순정/ 서울시 자양동

“남자 아이 둘인데 청바지 하나도 못 하고 있거든요. 어른 옷보다 비싼 것 같아요.”

국내 제품과 해외 제품을 비교해보면 가격 차이는 크게 벌어집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37개 브랜드의 티셔츠와 바지, 원피스 3개 품목의 평균 가격을 보면 13만 1천800원으로, 국내 브랜드보다 6만 원 가량 비쌉니다.

Q> 문제는 영유아복의 유통구조에 있는 것 같은데,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어떻게 비싸지는 건가요?

A> 네, 취재 결과 영유아복의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부풀려지는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 중에 절반 이상이 유통이윤이었습니다.

보통 국내 브랜드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는 2단계, 해외 직수입 브랜드는 한국지사를 끼고 판매되기 때문에 3단계로 거래됩니다.

백화점에서 파는 영유아복 가격을 살펴보면 국내 브랜드 제품은 51%, 해외 업체가 상표를 보유하고 제작만 국내에서 하는 라이선스 제품은 50%, 해외 직수입 브랜드는 70%가 유통이윤이었습니다.

유통과정에서 부풀려진 가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국내 브랜드와 해외 직수입 브랜드의 가격 차이는 티셔츠가 7만 4천800원, 바지가 9만 2천원, 원피스가 13만 1천200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또, 똑같은 제품이더라도 국가별로 판매가격이 모두 달랐는데, 우리나라가 가장 비쌌고 일본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도 꾸준히 고가의 유아복이 팔리는 데는, 유통업계의 고가 프리미엄 전략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이혜영 실장/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소비자정책기획실

"소비자 인식에서는 유명 브랜드 가격이 높고 고가의 브랜드일수록 제품이 좋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소비자 인식을 이용해서 제품 가격을 높게 형성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Q> 결국 고가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얘기인데, 소비자들이 가격 거품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A> 갑갑하긴 하지만, 현재로선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 말고는 뾰족한 해결 방법은 없는 상황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소비생활연구원에서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 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보면,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대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영유아 원피스 가격의 적절한 수준을 물어보자 가장 많은 사람이 5만원에서 7만원 미만을 선택했지만, 실제 구매 가격은 10만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승신 교수/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다 알고 있어요. 싸고 품질이 좋고 편한 제품들을. 하지만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구매할 땐 외부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태도 때문에 다른 구매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유통 과정에서 특별한 위법행위가 적발된 것도 아니어서,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올해 초 공정위에서 수입 유모차에 대한 가격 거품을 지적한 이후 10~15% 가량 가격이 내리긴 했지만,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결국 고가의 해외 영유아복을 경쟁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의식과 소비양식이 변하지 않는 한, 유통업체들의 고가 전략은 먹혀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네, 수수료 인하 등 유통 구조상 개선해야 할 점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연아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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