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칙칙한 경남 사천의 한 골목길이 벽화를 통해 자꾸만 걷고 싶고, 사진에 담고 싶은 골목길로 변신해 화제입니다.
제기차기와 말뚝 박기 등 7080 세대의 이야기가 담긴 골목길을 SCS 서경방송 차지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거친 시멘트 벽돌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습니다.
허름한 부엌 창문은 텔레비전으로 변신했습니다.
벌을 서고 있는 학생들과 이를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는 선생님...
동네 전봇대에선 말뚝 박기 놀이가 한창이고, 교복차림으로 가방을 둘러맨 학생들 모습에선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최근 사천의 한 골목길에 그려진 벽화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삭막했던 골목이 환해 졌다며 그림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김경숙 사천시 벌용동
“옛날에는 지저분해가지고 좀 안 좋았지. 깜깜해가지고...(지금은) 길도 환하고 꽃도 환하고 좋아요.”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어 벌써부터 이 곳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인기입니다.
이정숙 사천시 벌용동
“너무 옛날의 한 동화책을 본 것 같아요. 우리 집 골목에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지금 제가 구경한 것이 너무 잘했다 싶어서, 다음에 다른 친구들도 데리고 와서 한번 보여줘야겠습니다.”
7080세대의 이야기들이 그려진 이 길은 150여m나 이어집니다.
이곳은 과거 70~80년대 학생들과 교사들이 자취나 하숙을 하며 통학을 하던 곳으로, 많은 이들의 추억이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추억이 그려진 골목길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사천시의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추진 때문.
주민들의 뜻이 모아져 벽화와 함께 낡은 길도 정비됐습니다.
박창민, 사천시 벌용동주민센터
“이 골목을 복원하는 차원으로, 내년에도 주민들이 희망하는 범위 내에서 계속 연장을 해가지고 사람들을 끌 수 있는 골목으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건 또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아이들이 우물에서 목을 축이고, 어머니는 우물 옆에서 빨래를 하던 곳이 벽화 골목 인근, 도심 한 복판에 간직돼 있습니다.
옛 것을 버리지 않고 도심 속 문화로 만들어가는 곳.
내가 사는 동네를 향한 주민들의 애착이 가져온 아름다운 변화입니다.
SCS 차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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