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 인구가 감소하면서 최근 학교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하동의 한 시골학교의 경우 통폐합될 학교를 두고 지역 주민 간에 갈등이 생기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SCS 서경방송 배승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32년 개교한 하동 청암 초등학교입니다.
80여 년간 3천 4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최근 몇 년간 학생수가 50명을 넘지 못했고 올해는 전교생이 17명에 불과하면서 결국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횡천초등학교를 두고 왕복 한 시간 거리인 묵계초등학교로 통폐합이 추진되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동 청암초 학부모
“애들을 아침저녁으로 통학을 시키려면 그 위험한 길을 한 시간 넘게 다녀야하는데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여기하고 기후가 변화가 있어요. 그런 것도 생각하다 보니까 가까운 여기서 10분이면 여기서 갈수 있는 거리에 있는 횡천초교로 택했거든요.”
묵계초등학교의 특수한 환경 탓도 통폐합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묵계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 130여 명 가운데 70% 이상이 타지에서 온 전학생인데 청학동에 서당이 들어서면서 문제를 일으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일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하동 청암초 학부모
“(묵계초등학교로 통폐합 되면)어떤 학부형은 차라리 횡천으로 이사를 간다는 거예요. 집은 놔두고 아이들하고 엄마만 가서...그쪽으로 전학을 시키든지 이렇게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어요.”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이질감을 거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같은 면이 아닌 다른 면으로 통폐합되면 최근 도드라진 지역정서의 붕괴가 가속화 된다는 겁니다.
하태현 부회장 청암초교 총동창회
“농협이 횡천 농협 청암지점으로 돼 있고... 횡천초등학교 스쿨버스가 심오까지 반 이상으로 매일 2번 4번씩 왕복 다닌다면 청암 정서도 횡천으로 소속감을 많이 빼앗기지 않느냐(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통폐합 문제가 지역민들간 갈등으로 이어지자 교육당국은 3일로 예정된 청암초등학교 통폐합 안을 잠정 보류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통폐합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공근수 교장 하동 청암초교
“통폐합 문제가 나온 뒤에 사기도 상당히 저하되고 굉장히 밝았던 아이들 표정이 요즘에는 침체된 그런 느낌입니다. 어른들 입장에서 모든 문제가 풀리기를 원하니까 풀리지 않는 겁니다.”
경남지역 통폐합 대상학교는 모두 46곳, 이 가운데 3곳이 내년에 추진됩니다.
교육 주체를 고려하지 않은 분위기와 정책이 농어촌마을 아이들의 학습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scs 배승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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