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하면 한지에 묵으로 그려낸 그림들을 많이 생각하실텐데요.
한지에 채색으로 일상의 모습을 담아낸 이색적인 한국화 전시회가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습니다.
김보나 캠퍼스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화가 유근택 성신여대 교수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입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가 안식년을 맞아 지난 1년간 가족과 생활했던 미국에서의 일상 기록을 그린 작품 30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루'라는 전시회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작품들은 한국화의 전통적 소재인 산수와는 달리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일상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열개의 창문, 혹은 하루'라는 작품입니다.
커다란 창문과 그 너머로 보이는 가로수와 정원수, 건너편 집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이 풍경을 봄부터 겨울까지 10개의 창문 안에 담았습니다.
유근택 작가 / 성신여대 교수
"하루라고 하는 의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일 수도 있겠지만 가령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든가 또 삶의 여러가지 과정들을 다 함축하고 있는 그런 시간의 단위로서 하루라고 하는 시간을 짓게 된 것입니다."
'365일의 거주'는 잠자리에서 일어났거나 혹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일상적인 실내풍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상, 거울, 침구 등을 묘사한 이 작품은 시간의 흔적과 흐름이 한 화면 안에 표현돼 있습니다.
'코끼리'라는 이 작품은 미국의 인상을 주름살 투성이의 늙은 아기코끼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종한 /동국대 사학과
"솔직히 한국화하면 수묵담채화나 이렇게 묵으로 많이 쓰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색깔이 많이 들어가니깐 상당히 색다른 느낌도 나고 훨씬 보기에는 색감이 풍부해서 저는 보기 좋습니다."
작가는 일상적 공간에 사물을 어지럽게 흐트려놓거나 실제 크기와 다르게 그리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우리가 주변 풍경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에너지를 왜곡과 변형을 통해 재구성 하고 있습니다.
한국화가 유근택 교수는 소재와 표현법에 있어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먹'이 지닌 정신성 등 한국화의 핵심적 요소는 붙잡고 있습니다.
캠퍼스 리포트 김보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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