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하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 효자종목이었는데요.
최근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은 레슬링계에 적지않은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레슬링 꿈나무들은 더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SCS 서경방송 차지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85년 학교가 문을 연 날부터 수많은 레슬링 선수를 배출한 전통의 경남체육고등학교.
체육관에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고, 20여명의 건장한 체격의 학생들이 하얀 입김을 내 뿜으며 또 구르고 또 넘깁니다.
기합을 넣고 땀을 흘리지만, 평소와 다르게 힘이 빠집니다.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온 레슬링 꿈나무들에게 2020년 올림픽 핵심 종목 퇴출이라는 소식은 청천벽력과 같습니다.
한민철, 경남체고 레슬링부 2학년
"원래 올림픽 나가서 김현우 선수처럼 메달을 따고 싶은데,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니까 애들이 이제 뭐 어떻게 해야 되나... 이제 학교 졸업하고 뭘 해야 되나, 걱정이 많으니까... 거의 다 그런 걱정입니다."
경남에는 12개팀, 100여명의 선수가 해마다 전국체전 등에서 최상위권 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올림픽 출전은 최초이자 최종 목적지입니다.
다행히 지도자들과 대부분 학생들은 퇴출이 최종 결정된 게 아닌 만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 전지 훈련을 준비하는 등 여자 선수들도 이를 악물고 훈련에 더욱 몰두합니다.
강수빈, 경남체고 여자 레슬링부 코치
"(위기를) 자기 자신이 이겨내야 됩니다. 여자라고 좀 약하게 마음 먹고 하는 게 아니라 강하게 마음 먹고, 저희가 독하게 마음 먹고 운동에 집중하려고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이겨야 될 것 같아요."
레슬링계는 끊임없이 개혁을 이룬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살아 남은 것처럼, 오히려 이번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레슬링도 새로운 규칙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최덕복, 경남체고 레슬링부 감독
"올림픽이 옛날에는 운동의 질적인 부분이 강조됐는데, 요즘은 흥미 위주의 스포츠로 바뀌다 보니까, 레슬링이 뒤로 밀리지 않았나 보거든요. 앞으로는 경기 방식도 바뀔 것 같고, 흥미위주로 갈 것 같고... 그렇게 되고 나면 아마 올림픽에서도 선정이 충분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림픽 퇴출'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레슬링.
하지만 오는 5월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와 9월 총회에서 이번 결정을 시원하게 뒤집을 수 있을지,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레슬링 꿈나무들의 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SCS 차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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