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의 격변기를 살아 온 어르신들이 구청의 지원으로 자서전을 냈습니다.
그런데 6.25전쟁 때 여자 빨치산과 토벌대의 학도병이, 우연히 같은 지역에 살면서 각각 자서전을 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미송 시니어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신대를 피해 일찍 결혼 하였지만 결국 남편을 따라 산으로 가서 꽃다운 청춘, 어여쁜 소녀 시절에 빨치산이 되었습니다.
치열한 전투, 참을 수 없는 배고픔에도 남편 곁에 있어서 행복했다는 철 없던 순간을 회상합니다.
사랑을 따르기 위해 선택한 삶 때문에 여자로서는 견디기 힘들었던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박정덕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박정덕 (83세) / '바람에 꽃잎은 져도' 저자
"내가 자랄 때 뜻과 너무 다른 인생을 살아서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런 기회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서전을 보신 모든 분들께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빨치산을 쫓는 학도병이었던 김관영 할아버지.
상반된 입장에서 역사의 수레를 넘은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서울 관악구에 살면서 이번에 각각 자서전을 냈습니다.
김관영 (82세) / '봉사로 꽃피운 인생' 저자
"지리산, 덕유산 일대에 가서 우리가 빨치산 소탕 작전을 했죠. 그 소탕 작전이 뭔지도 처음엔 몰랐는데…"
6.25전쟁, 4.19혁명 등 중요한 현대사와 개인의 삶이 얽힌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가 15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관악구청의 "어르신 자서전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각각 자서전으로 출간된 겁니다.
유종필 / 관악구청장
"이름 없는 개인의 역사도 훌륭한 우리의 역사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분 한 분의 이러한 기록들이 모이면 훌륭한 우리 지역의 향토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사업은 젊은 사람들에겐 부모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분들에게는 인생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시니어 리포트 김미송입니다.
(KTV 한국정책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