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50여 명의 작은 마을에서 9명이나 암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북 익산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수년째 제대로 된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CN 금강방송 이금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11시간의 대수술이 남긴 커다란 흔적.
김수정 할머니는벌써 5년째 담낭암을 앓고 있습니다.
김수정 / 전북 익산시 함라면
“무서워 죽겠어요. 며칠 전에도 (암에 걸린 이웃이 저 세상으로) 갔어요.”
최근 5년 동안 이 마을에서 발생한 암 환자는 무려 9명.
대부분 말기 암 환자들로 세 명은 이미 세상을 등졌습니다.
주민들은 마을 근처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 비료공장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평소 악취가 심한데다 공장에서 흘려보내는 오폐수 때문에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겁니다.
마을 주민
“새카만 물이 내려와 가지고요. (여기까지 내려와.) 고추가 다 죽는 거예요. 봤더니 공장 물이 여기까지 내려온 거예요.그 때 (공장으로) 올라갔죠. 주민들이 다 올라갔더니 큰 차를 몇 대 갖다놓고 (오·폐수를) 퍼붓더라고요.”
해당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업체는 공해방지설비를 다 갖추고 있는데다 재료 성분 검사까지 모두 다 마쳤다며 주민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장 관계자
“무슨 공해물질이라든지 유해물질들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건 순수한 곡물가루예요. 일반 퇴비라든지 가축 분뇨라든지 이런 건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곡물가루만 쓰는데 이렇게 동네에서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거예요).”
의료계에서는 잠재적 암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역학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김태현 / 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
“위암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10만 명 당 한 4~50명 정도가 동아시아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빈도로 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거기에 견주어본다면 상당히 암의 발생빈도가 높다고 볼 수 있고, 집단적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마을을 덮친 죽음의 공포.
주민들은 하루빨리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수정 / 익산시 함라면
“불안해요. 우리는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까 그래도 괜찮은데 젊은 분들 때문에…. 아들딸들, 젊은이들 때문에 불안하죠.”
KCN NEWS 이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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