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조선왕 단종이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채 고혼이 된지 556년.
영월에서 단종문화제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문인수 시니어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단종의 국장행렬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그가 은거하던 관풍헌을 떠나 묘소인 장릉으로 가고 있습니다.
조선조 27대왕 가운데 단종은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한 왕입니다.
영월군이 고증을 거쳐 2007년 처음 국장을 치른 후 7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박선규 / 강원도 영월군수
"단종의 미소로 단종의 환희로 나아가서 단종의 향기로 승화 시키면서 축제를 더욱더 체계화 시키고 더욱 발전 시켜서…"
동강둔치에서는 칡줄 다리기로 주민들이 화합을 도모했습니다.
556개의 횃불이 밤을 대낮같이 밝힌 가운데 200여 명의 장정들이 두패로 나뉘어 길이 70m, 무게 6톤의 칡줄 다리기로 승부를 겨뤘습니다.
정순왕후 선발대회도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예선을 거친 14명의 기혼여성들이 아름다움은 물론 인내와 기품을 견줬습니다.
전혜진 / 강원도 영월읍
"단종문화제를 기리는 모든 분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어린이들이 단종에 대한 평소 생각을 원고지에 옮기고 있습니다.
단종의 생애를 봄비에 견준 초등학생의 글이 압권입니다.
고명서 / 강원도 구래초교 5학년
"봄비는 단종을 위한 슬픔의 봄비가 되어 3일 동안 펑펑 울고 또 울어 단종의 무덤을 젖게 만든다"
단종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노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이 돋보기안경으로 옥편을 뒤적이며 ‘창절사 유감’이란 시제를 앞에 놓고 머리를 짜냅니다.
김병규 (80세) / 충북 제천시
"충효에 대해서 너무 쇠퇴해 가는 감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거를 위주로 해서 썼습니다."
4월의 마지막 주말을 장식한 단종 문화제는 알찬 콘텐츠로 수만 명의 구름관객을 끌어들여 향토축제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탐욕스런 권력은 사라졌지만 비운의 주인공들의 넋은 영월군민들의 향토축제로 화려하게 부활됐습니다.
시니어포트 문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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