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소리가 가득한 서울의 한 가정집.
아이들에게 줄 우유를 준비하는 허명자씨의 손놀림이 빨라집니다.
허명자씨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위탁모입니다.
그리고 69살의 엄마가 키우는 120번째, 21번째 아이는 지희와 혁성이.
생후 4개월때 새 엄마 품으로 와 이제는 두 돌이 가까워 졌습니다.
33년 전 막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위탁모 생활.
이제는 세계 각지에 아들딸을 둔 자식 부자가 됐습니다.
자신은 엄마가 세명이라고 말한다는 27살이 된 아들.
그리고 허씨를 할머니 엄마라고 불렀던 유난히 정이간다는 7살이 된 딸.
지금은 모두 미국으로 입양됐습니다.
키웠던 아이들이 사진을 보내올 때 가장 뿌듯하다는 허명자씨는 여느 엄마와 같이 자식자랑에 시간 가는지 모릅니다.
허명자 / 서울 서대문구
"갖다 기르면 똑같애 내 새끼하고. 남의 새끼라고는 하나 생각이 안들어요."
이미 119명의 아이를 입양 보냈지만 아직도 아이들이 떠난다는 생각을 하면 벌써 눈물부터 납니다.
허명자 / 서울 서대문구
"애를 보내놓으면 항시 애가 입었던 옷을 안 빨아요. 안 빨았다가 냄새를 맡아보고 냄새 안날정도 되면 빨고. (울먹) 그건 말로 못해."
이제 마지막 아이가 될 것 같다는 지희와 혁성이에게 바라는 마음에는 사랑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허명자씨는 제8회 입양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 훈장을 받았습니다.
K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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